'특허심판' 놓고 2차전 벌인 LG-SK..美 업계도 비슷한 '진실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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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특허가 무효인지 심판해달라'는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각하한 결정이 국내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해외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제기되며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현지시간) PTAB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배터리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 심판(IPR) 2건에 대해 조사 개시 거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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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 소송 진행" vs "충분한 판단 받을 권리 침해" 갈등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최근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특허가 무효인지 심판해달라'는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각하한 결정이 국내에서 관심을 불러일으킨 가운데, 해외에서도 비슷한 논란이 제기되며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2일(현지시간) PTAB는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배터리 신설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무효 심판(IPR) 2건에 대해 조사 개시 거절 결정을 내린 바 있다. PTAB는 지난해 11월에 각하한 6건까지 SK이노베이션이 청구한 총 8건의 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절차적인 이유 때문에 각하됐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원고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나 연방법원에 특허침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피고 측은 특허 무효를 주장하면서 PTAB에 IPR을 제기하는데, PTAB는 ITC나 연방법원의 소송 결과가 먼저 나온다고 판단되면 IPR을 중복 청구로 보고 각하한다는 것이다.
이는 PTAB에 IPR을 청구한 다른 기업들도 같은 상황이다. 닌텐도는 미국의 모바일 게임기기 업체 게임바이스(Gamevice)로부터 비디오 게임 컨트롤러 특허가 침해됐다며 ITC에 고발됐는데, 지난해 6월 PTAB에 '이 특허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심판을 청구했지만 각하됐다. ITC가 이 사안을 이미 조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지에선 ITC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PTAB가 특허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는 게 과연 적절하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ITC는 주로 통상법에 근거해 반덤핑·관세 등 통상 문제와 불공정 행위 등 무역 문제를 조사하는 기관인데, 특허 관련 이슈를 전문으로 다루는 특허청 PTAB의 판단보다 우선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내비게이션 기업 가민(Garmin)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제조업체 핏빗(Fitbit)은 최근 미국 특허청에 이 문제를 심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SK이노베이션도 요청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2월 PTAB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ITC는 특허 문제에 대한 관할권과 전문지식이 (PTAB와) 같지 않기에 동등하게 적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미국 특허청이 중복 청구된 IPR을 각하하기로 한 취지를 고려하면, SK이노베이션의 청구가 거절된 건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이전까지 특허 소송의 유효성에 대한 기업들의 반복적인 소송 제기로 행정력이 낭비돼 골머리를 앓았던 미국 특허청은 소송을 더 빠르게 진행하고 기존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 최근에는 다른 법원에 중복 청구된 IPR은 각하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똑같은 사안에 대해 ITC·법원과 특허청 각각에 동일한 논거로 반복적인 IPR을 청구할 경우에만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이때는 신속한 진행을 위해 PTAB보다 더 빠른 결론을 낼 수 있는 타 기관의 결정을 준용하겠다는 것이지, SK이노베이션의 특허 무효 주장의 근거가 본안에서도 받아들여질 정도로 확실하고 기존 ITC 소송의 내용과도 겹치지 않는다면 조사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PTAB가 각하 사유를 공개적으로 밝히진 않은 만큼 이번 IPR 각하가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ITC의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중복 청구된 IPR를 각하하고 있는 미국 특허청의 결정은 정부의 지지를 받지만 충분한 법적 판단을 받을 권리를 제한한다는 반대 여론도 현지에서 분분하다"고 말했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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