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학원 '안도', 스크린골프·노래방 '답답'..영업허용에도 엇갈린 '한숨'
스크린골프업주 "매장 내 취식, 영업시간 제한 풀어달라"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홀 이용이 안 되면서 두 달 내내 하루 매출 10만원도 안 나오던 시간을 버텼습니다. 다시 매장 손님을 받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김모씨)
"퇴근한 직장인들이 주 고객인데 영업 시간을 9시까지로 제한하면 결국 반쪽짜리 영업밖에 안 돼 아쉽네요"(프랜차이즈 스크린골프장 점주 이모씨)
18일부터 운영제한 조치가 다소 완화됐지만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건부 운영이 가능해진 카페나 학원 등은 안도의 한숨을, 밤 9시 이후 영업을 기대했던 스크린골프장이나 노래방 등은 실망감을 표출하며 시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19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Δ5인 이상 집합금지 Δ오후 9시 이후 영업제한 조치는 계속 유지하되 장기간 집합금지·운영제한이 적용됐던 노래방·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은 오후 9시까지 조건부로 영업이 가능하다.
카페에서도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해졌다. 다만 2명 이상이 커피·음료·간단한 디저트류만 주문한 경우에는 매장에 1시간 이내만 머물도록 권고한다.
◇"매장 내 취식 금지 이후 하루 매출 10만원…매출 얼른 회복되길" 인천 부평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김모씨(56)는 "매장 주변이 주거 단지라 낮에 홀에서 삼삼오오 커피를 마시고 가는 손님들이 많았는데 매장 이용이 불가하다보니 찾아오는 손님도 줄고 하루 매출이 10만원도 안 나오는 날이 이어졌다"며 "직원 월급, 각종 공과금 등 매달 고정 비용만 500만원이 넘는데 두달 동안 피가 말리는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42일 만에 매장을 열었다. 당장 기대했던 만큼 매출이 오르지는 않았지만 지난주에 비해 매출이 조금씩 오르고 있다"며 "특히 겨울은 테이크아웃보다 홀에서 매출이 더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희망을 품고 열심히 운영을 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 파주에서 카페를 하는 서모씨(36)도 "작년 말 오픈을 했는데 열자마자 매장 내 취식이 안 돼 내부 인테리어를 예쁘게 꾸민 보람이 없었다"며 "이제라도 허용이 된 만큼 지금부터라도 많은 손님이 매장을 채워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반겼다.
학생 10인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면수업이 가능해진 대형학원 역시 방역조치 완화에 대해 반색을 표했다. 방역수칙 준수 하에 운영이 허용된 기숙학원도 마찬가지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지난주부터 재수선생반 수업을 비대면으로 진행 중이었는데 18일 오전 8시부터 대면수업을 진행 중"이라며 "비대면 수업으로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대면 수업으로 다시 전환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특히 학원 입장에서 비대면 수업을 하면 학생들로부터 수강료를 100% 받지 못하고 70~80%만 받아 그동안 손실이 적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우리 학원은 경기도 용인과 안성에 기숙학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하루빨리 올해 수능을 준비하려는 학생들의 등록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며 수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숙학원 수강생들은 입소 전 2주간 자율격리를 해야 하며 입소일 2일 이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결과를 받아 학원에 제출해야 한다. 입소 후 1주일이 지나야 기숙학원 내 대면수업이 가능하며 그 전까지는 원격수업과 자율학습만 진행한다. 기숙학원을 드나드는 종사자는 2주마다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확인서를 학원 측에 제출해야 한다.
◇"낮 손님 몇 명 없는데 9시까지 제한…반쪽짜리 영업일 뿐" 하지만 일부 업종의 자영업자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스크린골프장·노래방·호프집 등은 사실상 밤 9시가 지나야 본격 영업이 시작되는데도 방역당국이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기준을 적용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서울 양천구에서 골프존(스크린골프 프랜차이즈)을 운영하는 이모씨(54)는 "스크린골프장은 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곳인데 9시까지 영업 제한을 걸어두면 실질적으로 하루에 2~3시간 밖에 영업을 못하는 것"이라며 "단 1시간이라도 제한 시간을 늦춰줬으면 해서 업자들이 여러 경로로 정부의 의견을 냈는데 묵살됐다"고 말했다.
L씨는 이어 "특히 매장에서 음식 취식을 못하게 하면서 퇴근길에 스크린골프장에 들러 음식을 시켜먹으면서 게임을 즐기던 손님들의 발길이 끊겼다"며 "물론 약간의 매출이 발생하고는 있지만 이렇게 지속되면 월세 등 고정 유지비를 충당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3개월 만에 가게 문을 열었다는 코인노래방 사장 유모씨(60)도 "9시 이후 문을 닫으면 사실상 장사하지 말라는 것 아니냐"라며 "한 달에 월세 관리·유지비 포함해서 500만원 정도 고정으로 나가는데 9시 이전까지 열면 5만원도 못 번다"고 비판했다.
인천에서 필라테스 센터를 운영하는 임모씨(30)는 "직장에서 퇴근한 이후 취미 생활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9시까지로 시간을 제한하면 고객을 몇 명 받지도 못한다"며 "아니면 퇴근 이후 피크타임 때 고객이 몰려 오히려 방역이 위험할 수도 있다. 운영시간에는 제한을 두기보다 차라리 업종별로 영업시간 총량제를 시행하는 게 효과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5인 이상 모임금지 조치가 유지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낸 자영업자도 있었다. 5인 가족 손님이나 스포츠를 즐기고 단체로 식사를 하러 오는 손님들을 문 밖에서 돌려보낼 수밖에 없다며 한탄했다.
서울 강서구에서 샤브샤브 매장을 운영하는 서모씨(56)는 "샤브샤브는 음식 특성상 2~3인의 소규모 손님보다는 최소 4인 이상 가족 손님이나 모임 뒤풀이로 오는 단체 손님들이 많은데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되고 영업시간도 제한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다른 것보다 5인 이상 손님을 받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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