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이냐 공공이냐..서울시장 선거 '재건축' 대결가나
재건축 등 정비사업 놓고 대결구도
"文정책 실패..與후보에 불리할 것"
부동산전문가 "시장 목소리 들어야"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오는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야 후보들이 부동산 민심 잡기에 나섰다.
부동산시장 안정의 한 축인 공급정책을 두고 여권 후보들은 고밀도 공공재건축을 야권에서는 민간 주도의 재건축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공약 대결구도 양상을 보이고 있다.
18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먼저 여당(더불어민주당) 후보인 우상호 의원은 지난 12일 1호 공약으로 부동산대책 발표, 건설형·매입형·민관협력형 등의 방식을 적용해 공공주택 16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 대해서는 투기수요를 차단하기 위해 개발이익환수와 소형임대주택 확보를 전제로 유연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주택공급은 필요하지만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방향에 발맞춰 공공주도의 부동산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출마선언을 한 오세훈(국민의힘) 전 시장은 17일 재임 시절 조성한 ‘북서울꿈의숲’에서 “장위 뉴타운이 보이는데 잘 되던 뉴타운이 박원순 전 시장의 재개발, 재건축 탄압으로 중단돼 그 상태로 머물러 있다. 전임 시장 실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위치”라며 정비사업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앞서 나경원(국민의힘)전 의원도 13일 출사표를 던지며 “독한 결심과 섬세한 정책으로 서울을 재건축하겠다”며 용적률·용도지역·층고 제한 규제 해제 등을 공약으로 걸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4일 부동산정책 공약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 등 정비사업이 부진한 지역을 중심으로 민간개발과 민관합동개발방식 등을 추진해 20만 호 공급 유도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는 재건축사업은 용적률 상향 조정 △초과이익환수제를 적용받지 않는 재개발사업에는 주민과 합의해 임대주택 공급 비율 상향 △정비사업지구 내 사업은 종 상향 등을 통해 10만호 추가 공급 등을 내놨다.
휘청대는 주택정책…與후보 막판 뒤집기?
이번 보궐선거는 부동산 표심잡기에 따라 판세가 흔들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한 민심이 떠난 데다 앞서 여당에서 흘러나온 ‘양도세 완화론’을 두고서 여론이 반으로 갈린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은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95%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잘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38%, 부정평가율은 53%로 집계됐다. 직무수행 부정 평가자(531명) 중 부정평가 이유로는 부동산 정책이 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판세에 영향을 크게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여당 후보들은 정부 부동산정책의 큰 기조 속에서 공약을 내 걸었기 때문에 부동산정책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슈가 확대되면 불리해질 수 있다”고 했다.
신 교수는 이어 “판세가 불리해지면 얼마든지 현 정책과 반대되는 공약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판세 유·불리 따라 기조 흔들려선 안 돼”
부동산시장 전문가들은 부동산정책을 정치 이슈화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장·단기적 공급확대로 주택시장 안정화에 목적을 둔다면 정비사업 활성화와 양도세 완화 등이 유일한 대책이라고 조언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공공주도의 재개발이나 재건축은 한계점이 명확하다. 현재 시행 중인 초과이익환수제와 분양가상한제 등에 더해서 공공임대 등으로 또 한 번 개발수익을 환수하겠다는 것인데 잘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민간 주도형으로 가되 소규모든 대규모든 순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공급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정책이슈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판세에 따라 정책이 흔들릴 수 있다”며 “그동안 해왔던 부동산정책에 대해서 실패한 부분은 깨끗하게 인정하고 양도세 완화를 통한 매도 유도 등의 시장 목소리를 들어야 할 때”라고 했다.
강신우 (yeswh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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