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호의 PICK]남파 간첩의 '영화 제작' 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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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광으로 소문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의 영화를 보기 위해 남파 간첩을 내려보냈다면? 한국사회의 오랜 이념 대립 문제를 '영화 제작'이라는 소재로 유쾌하게 풀어낸 연극 '깐느로 가는 길'이 오는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결국 두 사람은 북한에 보낼 영화를 직접 찍기로 결심하고 영화 제작에 나선다.
이념 대립의 문제를 영화 제작 과정에 녹여낸 점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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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의 이념 대립 문제
다양한 오마주로 유쾌하게 풀어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도 선사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영화광으로 소문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남한의 영화를 보기 위해 남파 간첩을 내려보냈다면? 한국사회의 오랜 이념 대립 문제를 ‘영화 제작’이라는 소재로 유쾌하게 풀어낸 연극 ‘깐느로 가는 길’이 오는 22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막을 올린다.
작품은 IMF 사태 직후인 1998년 김정일이 지목한 한국영화의 필름을 입수해 북으로 보내는 임무를 맡아 남파된 간첩 한정민과 그의 상관인 강신종의 이야기를 그린다. 영화사 직원과 사장으로 위장해 착실히 임무를 수행하던 두 사람은 마지막 한 작품의 필름을 구하지 못해 위기에 처한다. 결국 두 사람은 북한에 보낼 영화를 직접 찍기로 결심하고 영화 제작에 나선다.
물론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은 수월하지 않다. 한정민은 순조로운 영화 제작을 위해 “칸영화제에 출품하기 위해 영화를 만든다”고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러나 왕년의 에로배우, 노숙자, 음모론자, 사채업자가 모여들면서 이들의 영화 제작은 좌충우돌의 연속이 돼 간다. 여기에 전직 안기부 요원이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하면서 영화 제작은 점점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영화를 소재로 하는 만큼 작품은 다양한 오마주를 통해 시종일관 웃음을 자아낸다. 그러면서도 생각할 거리를 담아 관객에게 묵직한 울림을 선사한다. 등장인물들은 IMF 사태, 김정일의 등장, 소련의 해체 등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공산주의의 몰락, 또는 군사정권의 몰락을 경험한 이들이다. 작품은 이들을 통해 정권 유지를 위한 이념이 개인의 정체성에 얼마만큼의 영향력과 파급력이 미치는지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춘다.
이념 대립의 문제를 영화 제작 과정에 녹여낸 점이 흥미롭다. 차근호 작가는 “ 이념으로 대립된 한국사를 영화라는 판타지로 풀어보고 싶었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서로 다른 이념을 지닌 이들이 영화를 매개로 만나면서 겪는 이야기를 통해 “이념을 넘어선 제3의 길”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는 것이다.
연극 ‘헤비메탈 걸스’ ‘세기의 사나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 등에 출연한 배우 김동연이 남파간첩 한정민 역을 맡는다. 그와 대립하는 시나리오 작가 권복인 역에는 연극 ‘세기의 사나이’ ‘컨설턴트’ 등에 출연한 오민석이 캐스팅됐다. 이들 외에도 김왕근, 최무인, 최영도, 이갑선, 문경태 등 베테랑 배우들이 출연한다. 오는 31일까지 공연된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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