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다를까, 다시 부활 노리는 셀비 밀러[슬로우볼]

안형준 2021. 1.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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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밀러가 다시 부활에 도전한다.

셀비 밀러는 2020시즌을 쉬었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스프링캠프를 짧지만 나쁘지 않게 치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개막 일정이 미뤄졌고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밀러는 8월 시즌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스스로 시즌을 마쳤다.

한 시즌을 실전등판 없이 쉰 밀러는 1월 18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와 계약에 합의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면 통산 3번째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팀에 입단하게 된다.

1990년생 우완 밀러는 최고의 유망주였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에 고졸 루키 신분으로 참가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부터 1라운드 전체 19순위 지명을 받았다. 빅리그에 데뷔할 때까지 꾸준히 TOP 100 유망주에 이름을 올렸고 전체 TOP 10에 진입하기도 했다. 2011시즌 종료 후 밀러를 전체 5순위 유망주로 평가한 MLB 파이프라인은 "기량과 태도 양면에서 빅리그 로테이션을 이끄는 투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허명은 아니었다. 2012년 빅리그 6경기를 경험한 밀러는 2013년 공식 루키 시즌에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자신을 알렸다. 31경기에 선발등판해 173.1이닝을 투구했고 15승 9패,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신인왕 3위에 올랐다(1위 호세 페르난데스, 2위 야시엘 푸이그, 4위 류현진). 2014시즌에도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한 밀러는 32경기 183이닝에서 10승 9패, 평균자책점 3.74를 기록했다.

밀러가 스타덤에 오른 것은 2015시즌이다. 세인트루이스는 2014시즌 종료 후 제이슨 헤이워드를 영입하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밀러를 내줬다. 왕년의 동부지구 맹주였던 애틀랜타가 힘을 잃었던 시기. 밀러는 약체 애틀랜타의 마운드를 이끌며 '불운의 아이콘', '망국을 지탱하는 외로운 에이스'로 한 몸에 주목을 받았다. 밀러는 2015년 33경기 205.1이닝을 투구하며 6승 17패, 평균자책점 3.02를 기록했다.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기량에 스토리까지 더해진 밀러는 2015시즌 종료 후 엄청난 기대 속에 다시 이적한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백스가 트레이드로 그를 영입한 것. 애리조나는 그 해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인 댄스비 스완슨과 주전 외야수 엔더 인시아르테, 투수 유망주 애런 블레어를 애틀랜타에 내주고 밀러를 영입했다. 그리고 '재앙'이 시작됐다.

밀러는 애리조나 이적 후 처참히 무너졌다. 2016시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20경기 101이닝에서 3승 12패, 평균자책점 6.15를 기록했고 2017시즌에는 토미존 수술까지 받았다. 2017-2018시즌 2년 동안 단 9경기 등판에 그친 밀러는 결국 2018시즌 종료 후 논텐더 방출을 당했다. 2019시즌에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해 재기에 도전했지만 19경기 44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8.59의 참담한 성적만을 남겼다.

데뷔 첫 4년 동안 102경기 575.1이닝을 투구하며 32승 35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한 밀러는 이후 5년 동안 48경기 183이닝, 6승 21패, 평균자책점 6.89를 기록했다. 처참한 몰락이었다.

여러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평균시속 94-95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지던 밀러는 팔꿈치 부상 후 구속이 1마일 정도가 하락했다. 그리고 부상 후 싱커성 직구의 구사가 줄었고 커브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다. 여러 움직임을 가진 패스트볼의 구사를 줄이는 대신 구속을 회복하는데 집중했지만 동시에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원래 제구가 아주 뛰어난 투수는 아니었던 밀러는 완전히 무너졌다.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밀러가 지난해 스프링캠프를 나쁘지 않게 치렀다는 점이다. 밀러는 지난해 시범경기 6.1이닝을 투구하며 4피안타 1실점, 피안타율 0.174,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 표본이 굉장히 작지만 풀타임 데뷔 후 가장 낮은 시범경기 평균자책점이었다. 2016-2019시즌에는 시범경기 평균자책점마저 5-6점대에 달했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1990년생 밀러는 아직 30세다. 부상을 겪기는 했지만 아직 노쇠화할 나이는 아니다. 2020시즌을 쉰 것이 오히려 몸 상태를 더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팀 전력 개편에 들어간 컵스인 만큼 기회를 잡을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고의 기대주 출신으로 올스타에까지 올랐지만 부상과 함께 추락한 밀러는 다시 한 번 재기에 도전한다. 과연 밀러가 2021시즌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 굳건히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셀비 밀러)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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