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플린 '키드' 100주년 기념..32년만 국내 재개봉

21일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선봬

[서울경제]

‘20세기 최고의 천재 아티스트’로 불리는 찰리 채플린의 첫 장편 영화 ‘키드(The Kid)’가 오는 21일 32년 만에 국내에서 재개봉한다.

최근 극장가에 코로나 19 사태로 인한 신작 가뭄과 이로 인한 재개봉이 잇따르고는 있지만 ‘키드’의 재개봉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영화 첫 상영 100주년을 맞아 국내 관객들에게 다시 선보이게 됐기 때문이다. 영화는 디지털 리마스터링 작업을 통해 한결 감상하기 좋게 재탄생했다. 요즘 영화에서 흔히 사용되는 현란한 음악이나 화려한 CG 등은 볼 수 없지만 흑백 무성 영화의 따뜻한 감성과 매력이 돋보인다.

이번 영화 개봉은 젊은 세대가 채플린의 세계로 들어가는 관문 역할을 할 수 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영화는 대부분 가난과 불합리, 부조리 등 무거운 사회 소재를 슬랩스틱 코미디와 특유의 풍자·해학으로 묵직하게 전한다. 키드 역시 버려진 아이 ‘존’과 떠돌이 ‘찰리’를 통해 웃음에 가려지기 쉬운 슬픔을 꺼내 보여주고, 고달픔 속에 숨어 있는 행복을 부각한다. 그래서 영화 도입부에 채플린이 제시한 ‘웃음을 주는, 어쩌면 눈물을 짓게도 하는 영화’라는 메시지에 관객이 결국 공감하게 만드는 힘을 갖는 다.

1989년 첫 개봉 당시 포스터(왼쪽)와 2021년 재개봉 포스터./사진제공=엣나인필름

채플린이 감독, 각본, 주연을 모두 맡은 이 영화는 가난하고 불우했던 그의 어린 시절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자전적 영화로도 알려져 있다. 그런 점 때문인지 촬영에 120㎞ 분량의 필름을 사용했고, 영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영화사의 간섭을 피해 호텔 방에서 숨어 편집을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그 결과 영화는 1921년 첫 개봉 당시 전 세계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았고, 현재까지도 영화사에 손꼽히는 명작으로 남아 있다.

수입·배급사인 엣나인필름 관계자는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에게 희망과 웃음의 기적을 선사한 작품”이라며 “어느 때보다 사랑과 위로가 필요한 지금 우리들에게 더욱 깊은 울림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