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징역 2년6개월 선고..삼성 경영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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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형을 받고 다시 구속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 부회장은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데 일조해 왔는데, 구속판결이 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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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뇌물 86억8000만원 인정
총수 부재에 미래전략 차질 우려
삼성그룹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
서울고법 형사1부는 18일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2019년 8월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환송한 뒤 500여일 만에 내려진 사실상 최종 선고다. 이 부회장이 재상고할 경우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을 수 있지만, 이미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을 한차례 받은 만큼 이번 판결이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재판부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에 따른 횡령액을 86억8000여만 원이라고 봤다. 또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제도의 실효성이 충족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양형 조건으로 반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최고 기업이자 자랑스러운 글로벌 혁신기업 삼성이 이같이 정치권력이 바뀔 때마다 범죄에 연루된다는 것은 매우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에게 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2017년 2월 기소됐다. 1심에서는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유죄 액수가 낮아지며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항소심이 무죄로 판단한 일부 액수를 유죄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이로써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는 다시 한 번 ‘총수 부재’라는 악재를 떠안게 됐다. 지난해 10월 이건희 삼성 회장이 별세한 뒤 이 부회장이 홀로서기를 하던 시기인데다가, 미중 무역갈등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가중된 상황이어서 삼성의 미래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수합병(M&A) 등 차세대 사업을 위한 투자도 속도를 내기 어려울 전망이다. 총수 부재 상황에서 전문경영인이 부담을 떠안으면서까지 대규모 투자를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게 대체적 전망이다. 133조 원을 투자해 전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한 시스템 반도체 사업은 물론 자동차 전장이나 바이오 등 신규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이런 우려가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크게 출렁였다. 삼성전자는 18일 전 거래일보다 3.41% (3000원) 하락한 8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실형을 선고한 뒤에는 한 때 4.43%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삼성물산과 삼성생명,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관련주도 모두 하락마감했다.
그동안 선처를 호소하던 재계는 안타까움과 함께 우려를 나타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 부회장은 코로나발 경제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경제를 지탱하는데 일조해 왔는데, 구속판결이 나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삼성이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 등을 고려할 때, 이번 판결로 인한 삼성의 경영활동 위축은 개별기업을 넘어 한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행정적 배려를 당부한다”고 촉구했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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