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삼성' 꿈 가로막힌 이재용..'승어부'도 1년6개월 뒤로

'국정농단' 이후 4년간 사법 리스크 발 묶여
미래기술 확보 위한 광폭행보도 '잠시 멈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관련 뇌물공여 등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정상훈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되면서, '뉴 삼성'을 이루고자 했던 이 부회장의 꿈도 1년6개월 뒤를 기약하게 됐다.

19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전날(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에서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고(故) 이건희 회장의 갑작스런 와병 이후 사실상의 삼성 총수 역할을 맡아왔다. 이후 3년간 M&A(인수·합병)과 계열사 상장 등 '광폭행보'를 보였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삼성SDS를 상장한 직후 삼성종합화학과 삼성토탈,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를 한화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해 제일모직도 증시에 입성했다.

2015년에는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와 정밀화학, BP화학을 롯데그룹에 매각했고,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법인도 출범시켰다. 2017년에는 9조원을 들여 미국 전장기업 '하만'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 인수는 지금의 삼성전자 전장사업의 기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경영 행보를 발목 잡은 것은 2016년 말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이었다. 이후 이 부회장은 특검과 법원, 구치소를 오가는 등 '사법 리스크'에 발이 묶여야만 했다.

2017년 1월 특검에 의해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피의자 신분이 된 이 부회장은 같은 달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한 차례 위기를 넘겼지만, 안종범 전 청와대(박근혜 정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이 발견되면서 같은 해 2월 구속됐다.

이 부회장은 1심에선 징역 5년을 선고받았지만, 이듬해 2월 진행된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353일 만에 석방됐다. 이후부터는 상고심과 파기환송심 등을 준비하며 오랜 법정 다툼을 이어갔다.

이 부회장은 그런 와중에도 '뉴 삼성'을 향한 대규모 투자를 연이어 감행했다. 이 부회장은 2018년에는 4차 산업혁명 구현에 필수적인 핵심기술인 AI·5G·바이오·전장용 반도체 등을 삼성의 '미래성장사업'으로 선정하고, 180조원의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에는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해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대내외에 공개했으며, 디스플레이 사업에서도 QD(퀀텀닷) 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에 2025년까지 총 13조1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올해도 신년벽두부터 반도체-통신-AI(인공지능)로 이어지는 현장경영 행보를 펼치면서 "미래기술 확보는 생존의 문제다. 변화를 읽어 미래를 선점하자"며 "선두기업으로서 몇십배, 몇백배 책임감을 갖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이 부회장의 '뉴 삼성'을 향한 광폭 행보도 이번 선고로 잠시 멈춤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세상을 떠난 아버지 이건희 회장과의 '승어부'(勝於父) 다짐도 이 부회장의 형이 만기가 되는 1년6개월 뒤로 미뤄지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 송영승 강상욱)는 18일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법정구속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일가에 Δ미르·K스포츠재단 204억원 Δ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16억2800만원 Δ정유라 승마지원 77억9735만원(약속 금액 213억원) 등 433억2800만원의 뇌물을 주거나 약속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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