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에 뛰어드는 불개미, 키워드는 '레버리지'

이남의 기자 2021. 1. 19. 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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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동학개미가 연 코스피 시대③] 뛰는 코스피, 살아나는 ETF

[편집자주]최근 국내 재테크 투자자에게 주식시장만큼 핫한 투자처가 있을까. 지난해 상반기 ‘동학개미운동’ 이후 고위험·고수익 자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머니무브’가 활성화된 가운데 올해는 ‘코스피 3000 시대’를 맞은 국내 주식시장에 더 많은 자금이 쏠릴 전망이다. 제로금리에 갈 곳 잃은 투자금이 주식·암호화폐·주가연계상품 등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더욱 진화된 ‘2차 머니무브’ 시대 속 내 돈을 불려줄 종목과 상품은 어떤 것일까.

/사진=이미지투데이
국내 증시 활황에 힘입어 잠잠하던 상장지수펀드(ETF)시장이 후끈 달아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거둔 개미는 다양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는 ETF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ETF 순자산총액은 52조원에 달한다.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3조8000억원으로 전년(1조3000억원)대비 188.3% 늘었다.

똑똑한 개인 투자자들은 자산배분 효과를 누릴 수 있는 ETF의 매수를 늘리고 있다. ‘코스피 3000 시대’에 투자 매력이 커진 ETF 투자 키워드를 알아보자.



변동장에 레버리지 투자… 수익률 116%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수익률이 높은 10개 ETF의 공통점은 ‘레버리지ETF’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단기적으로 고수익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증시가 사상 최고점을 찍은 직후 거품 우려가 커지며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어 레버리지ETF가 단기 지수대응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2016년 5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출시한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ETF’의 3개월 수익률은 116.73%다. 6개월 수익률은 168.75%에 달한다. 국내 주식에 82.45% 투자하는 이 상품은 ▲삼성SDI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를 담고 있으며 몸값을 키우고 있다. 올해 들어 해당 ETF의 설정액은 75억원 늘었다.

이밖에 수익률이 높은 ETF는 ‘미래에셋TIGER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ETF’(87.20%)다. 국내 주식에 81.78% 투자하는 이 상품은 ▲LG화학 ▲SK이노베이션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등 2차 전지 및 화학 관련주를 담아 강세를 보인다.

미국 애플이 혁신적인 배터리 디자인으로 2024년 전기차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알려져 화학 관련주를 담은 ETF의 수익률이 올라가는 추세다.

이어 지난 3개월간 ETF 수익률은 ▲미래에셋TIGER레버리지ETF(82.40%) ▲한화ARIRANG200선물레버리지ETF(82.30%) ▲NH-AmundiHANARO200선물레버리지ETF(82.21%) ▲삼성KODEX레버리지ETF(82.13%) ▲한국투자KINDEX레버리지ETF(82.07%) ▲KBSTAR200선물레버리지ETF(81.94%) ▲키움KOSER200선물레버리지ETF(81.79%) ▲미래에셋TIGER200선물레버리지ETF(81.65%)로 집계됐다.

투자자가 ETF로 몰리는 이유는 최근 주가 급등으로 개별 종목에 대한 벨류에이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코스피 장중 변동 폭은 170.04포인트로 지난해 3월1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K-공포지수’로 통하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22.17% 상승한 35.65로 마감했다. 지난해 6월18일(37.30) 이후 6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한 뒤에도 계속 오르자 투자자가 흥분한 상태로 투자에 나서면서 VKOSPI를 끌어올렸다”며 “같은 테마라고 해도 관련주에 대한 판단이 운용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ETF를 매수할 땐 종목 구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로벌 ETF에 친환경 테마 상승세


해외 주식시장을 향하는 ‘서학개미’는 글로벌ETF에 관심을 보인다. 특히 미국 증시 활황에 서학개미는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투자바구니에 담고 있다.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KB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펀드’는 수익률 55.08%를 기록했다. 해외주식에 88.11%을 보유한 이 상품은 뉴욕에 본사를 둔 미국 석유·천연가스 기업 로열티 트러스트와 미국 셰일가스 마스터 합자회사(MLP)에 투자해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친환경에너지 육성 정책을 선언하면서 북미 생산유전 관련 특별자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조민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과 민주당의 상·하원 의원 장악으로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에서 신재생 에너지 예산이 확정되면 풍력 등 신규 설비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회복되고 있는 중국도 ETF 투자자의 눈길을 끈다. 최근 중국 증시는 미국의 무역제재로 단기적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투자심리는 살아나는 추세다. 미국이 수출규제 압박보다 개별 기업을 중심으로 제재를 가하고 있어 경기 개선세가 견고한 증시의 하방 지지력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본토 CSI(상하이선전) 300’을 추종하는 ‘미래에셋TIGER차이나A레버리지ETF’의 3개월 수익률은 41.19%로 설정액은 470억원이다. 중국 본토 기업은 경기민감주와 소비주의 선호도가 높아져 CIS 300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CIS300은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사태 수습과 경기 부양정책에 힘입어 27% 올랐고 올해도 4% 상승했기 때문이다.

테마주 펀드는 착한 기업의 경영 트렌드로 꼽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ETF 투자 키워드로 꼽힌다. 전세계 탄소 제로 정책이 도입되고 주주행동주의가 강해지면서 사회적 책임 투자(SRI)가 요구돼 EGS ETF가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한국펀드평가가 국내 SRI펀드 48개의 지난해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20%의 연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주 펀드의 수익률이 8.2%인 것과 비교하면 두배 이상 높은 수치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ESG 펀드는 클린 에너지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탄소 배출이 많은 기업에 대한 투자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며 “각국 정부가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그린뉴딜’에 나서면서 ESG 투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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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의 기자 namy8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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