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PER를 보면 반도체株 투자 시기가 보인다

문가영 2021. 1. 19.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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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호 칸서스자산운용 주식본부장에 듣는 투자 전략
지금은 반도체 빅사이클 초입
삼성전자 설비투자 더 늘면
소재·장비업체 볕들 듯
바이든시대 친환경주 관심
美증시 상승세 지속 전망
연준 당분간 금리인상 어려워
신흥국 증시도 훈풍 불듯

◆ 코스피 3000시대 전략 ◆

"올해 국내 증시 흐름은 경기 개선, 반도체 슈퍼 사이클, 친환경 에너지 급성장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요약을 할 수 있습니다."

고재호 칸서스자산운용 주식운용 본부장은 올해 경기 개선과 신흥국 증시 강세 흐름 등으로 국내 증시가 유망할 것이라며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업종을 눈여겨보되 한 쪽에 편중되기보다는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 구성을 추천했다.

고 본부장은 특히 2021년 투자할 국내 유망 업종으로 시스템 반도체와 파운드리, 메모리 반도체, 2차전지, 전기차, 수소에너지 등을 꼽았다. 고 본부장은 "이 업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국내에서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주목받는 업종"이라며 "특히 국내 기업 중 반도체,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기업이 많다"고 밝혔다.

특히 고 본부장은 반도체 업종의 평가 가치(밸류에이션)가 높아 보이는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조언했다. 고 본부장은 "메모리 반도체 업종은 고PER(주가수익비율)에 사서 저PER에 팔라는 격언이 있다"며 "반도체 산업은 통상적으로 성장 초입에는 실적이 나오지 않아 밸류에이션이 비싸고 업황 정점에서는 실적이 좋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이 매우 싸다"고 설명했다. 즉, 실적 대비 주가가 비쌀 때가 성장 초입이니 들어가고 실적이 어느 정도 올랐을 때는 정점이니 그 때 팔라는 얘기다.

그는 "참고로 SK하이닉스의 경우 반도체 경기 정점이었던 2017년 말 PER는 5.2배, 반도체 경기 상승 초기 국면인 2020년은 25.4배였다"며 "현재 역사적 평가 가치가 밴드 상단에 위치해 있지만 오히려 투자하기 적절한 구간"이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종과 관련해서는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투자와 공정 능력 향상에 따라 관련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그는 "2021년에는 평택 2공장과 미국 오스틴 공장의 생산 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는데 투자 일정이 진행되면서 관련 기업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설비투자 규모가 시장 예상을 넘어설 경우 소재, 부품, 장비 업체들의 주가 상승 강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블랭크마스크, 극자외선(EUV) 펠리클, 웨이퍼 및 칩테스트, 후공정 범핑, 테스트 후공정 범핑, 테스트 8인치 드라이버IC, 전력관리반도체(PMIC), 웨이퍼 이송장비, 검사장비,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전구체, 식각액, 현상액 같은 제품을 다루는 회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기차 업종은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 따른 성장세가 명확한 만큼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고 본부장은 "전기차 업종은 시장의 성장 초입에 있고 전방인 전기차 플레이어가 서로 경쟁적으로 목표를 높여 잡고 있기 때문에 중간 단계에 있는 2차전지 관련 소재·장비 회사들의 실적은 중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강조했다.

일례로 테슬라는 지난해 9월 주최한 '배터리 데이'에서 2023년까지 2만5000달러대 전기차를 출시하고 2030년에는 2000만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했다. 이는 2019년 기준 연간 자동차 판매량 7750만대의 25%에 달하는 수준이다. GM은 최근 자체적으로 발표한 전기차 관련 보고서와 외신 인터뷰를 통해 전기차에 대한 투자 확대와 라인업 확장을 통해 출시 시기를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배터리 데이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특히 2022년에 배터리 물량이 부족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파나소닉이나 LG화학 등에서 받는 물량을 줄이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맥락"이라고 부연했다.

해외증시 투자와 관련해서는 약 달러 현상으로 신흥국 증시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당분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향후 미 정부가 부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실질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약 달러를 지지하는 요인"이라면서 "약 달러 환경으로 신흥국 증시 강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증시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으로 인한 정책 모멘텀을 노려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 기후 변화 대응 정책으로 인해 친환경 관련주에 관심이 높아질 수 있다"며 "또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 부양책 논의가 본격화되면 경기 개선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면서 경기민감 분야 중심으로 미 증시 강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고 본부장은 2005년 한화투자증권에 입사했으며 칸서스자산운용에 몸담기 전에 아데나투자자문 주식운용팀장, 유리자산운용 주식운용팀장 등을 지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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