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무대, 봄은 오고야 말리라

김기윤 기자 2021. 1. 19.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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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공연계에는 매년 초 쏟아지던 신작과 해외 초청공연 예고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 대신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된 공연들과 흥행이 보장된 인기작들이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 개막을 연기한 '맨 오브 라만차'에는 흥행보증수표 조승우 홍광호 류정한이 출연해 2월 초 관객과 만난다.

팀 버턴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2019년 4월 브로드웨이 공연 후 처음 해외 라이선스 무대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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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주춤했던 공연계, 인기작 위주 올해 라인업 발표
'스웨그..' '맨 오브..' 등 눈길
작년 공연 앞두고 연기된 기대작 '파우스트' '스웨트'도 무대 올라
신작 '비틀쥬스' 6월 국내 초연
뮤지컬 ‘하데스타운’에서 꽃을 든 오르페우스. Matthew Murphy·PL엔터테인먼트·국립극단 제공
올해 공연계에는 매년 초 쏟아지던 신작과 해외 초청공연 예고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 대신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된 공연들과 흥행이 보장된 인기작들이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연장으로 일부 공연이 다시 연기되는 등 어려움은 여전하지만 공연계는 관객들이 마음껏 환호하던 ‘화양연화’를 꿈꾸며 무대를 다지고 있다.

대극장 뮤지컬 중에는 익숙한 작품이 많다. 최근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3관왕을 차지한 창작 뮤지컬 ‘스웨그 에이지: 외쳐, 조선!’이 5일 막을 올려 2월 28일까지 공연한다. 시조 국악 랩 힙합을 버무려 시대상을 그린 이 작품은 2019년 초연 후 작품성, 대중성을 고루 인정받았다. 지난해 12월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지만 두 차례 개막을 연기한 ‘맨 오브 라만차’에는 흥행보증수표 조승우 홍광호 류정한이 출연해 2월 초 관객과 만난다. 박은태 최재림 오만석을 앞세운 ‘젠틀맨스 가이드’ 역시 다음 달 2일 재개를 앞두고 있다.

뮤지컬 ‘캣츠’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으로 자리를 옮겨 22일부터 내한 앙코르 공연을 연다. 25주년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를 비롯해 ‘위키드’ ‘시카고’ ‘빌리 엘리어트’ ‘베르나르다 알바’도 무대에 오른다. 이 밖에도 이미 흥행을 검증받은 작품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몬테크리스토’ ‘팬텀’ ‘레베카’ ‘광화문연가’ ‘브로드웨이 42번가’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뮤지컬 비틀쥬스 에서 주인공인 악명 높은 유령 비틀쥬스를 연기한 앨릭스 브라이트먼(오른쪽).
눈길을 끄는 신작도 드문드문 보인다. CJ ENM과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하는 ‘비틀쥬스’는 6월 국내 초연한다. 팀 버턴 감독의 동명 영화를 무대로 옮긴 이 작품은 2019년 4월 브로드웨이 공연 후 처음 해외 라이선스 무대를 갖는다. 토니상 8관왕을 차지한 ‘하데스타운’을 비롯해 ‘포미니츠’ ‘검은 사제들’도 기대작이다. 지난해 취소된 ‘그레이트 코멧’도 상반기 공연을 목표로 날짜를 조율 중이다.
뮤지컬 스웨그에이지: 외쳐, 조선! 에서 배우들이 노래와 군무를 선보이는 장면
연극도 낯익은 작품이 많다. 장진 감독이 연출한 연극 ‘얼음’이 이달 8일 개막해 5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3월 21일까지 공연한다. 국립극단의 ‘파우스트 엔딩’ ‘SWEAT 스웨트’는 지난해 공연을 하려다 연기한 작품. 각각 2월, 5월에 첫 무대에 오른다. 4월에는 제54회 동아연극상 대상을 거머쥔 고선웅 연출가의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다시 한 번 펼쳐진다.
국립극단 창단 70주년 기념 신작 파우스트 엔딩 에서 파우스트 역의 김성녀(왼쪽)와 악마 메피스토 역의 박완규.
국립발레단이 선보일 총 7편의 작품 중 신작은 ‘쥬얼스’다. 에메랄드 루비 다이아몬드를 각 음악에 맞춰 춤으로 표현한다. ‘해적’ ‘말괄량이 길들이기’도 무대에 오른다. 유니버설발레단(UBC)은 ‘돈키호테’ ‘지젤’ ‘잠자는 숲속의 미녀’ 등을 선보인다. 국립극장 작품 중에는 신작이 비교적 많은 편이다. 20일 개막하는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을 시작으로 창극 ‘나무, 물고기, 달’ ‘귀토’, 무용 ‘새날’ ‘산조’가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공연 개막 시기가 예고돼 있지만 상황이 밝지만은 않다. 객석 띄어 앉기를 할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가 쉽지 않은 데다 언제 다시 확산할지 모르는 팬데믹 특성상 라인업을 확정하기도 쉽지 않다. 한국뮤지컬협회는 “현행 좌석 두 칸 띄어 앉기가 실질적 공연이 어려운 ‘희망 고문’임을 알리고 정책 재고를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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