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산 주식, 증권사 강제 매도 12년만에 최대

이경은 기자 2021. 1. 19.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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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했다가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주식을 강제 매각당하는 반대매매 규모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1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빚내서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 융자 규모가 사상 최대치(21조3000억원)로 늘어난 상황에서 주가가 지금보다 더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로 인한 투자자 손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71.97포인트(2.33%) 떨어진 3,013.93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9.77포인트(2.05%) 내린 944.67에 마감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에서 4.5원 오른 1,103.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연합뉴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주식 반대매매 규모는 387억원으로, 2008년 10월 27일(429억원) 이후 최대치였다. 하루 평균 반대매매 규모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112억원 수준이었는데, 올 들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반대매매란, 개인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산 후에 주가가 급락하거나 약속한 만기 내에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강제로 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말한다. 증권사는 투자자가 외상으로 주식을 산 후에 3거래일이 지나도 돈을 갚지 않으면, 다음 날부터 주식을 강제로 처분해 버린다.

증권사들은 최근 하루 지수 고점과 저점 차이가 최대 170포인트씩 확대될 정도로 장 중 변동 폭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반대매매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해 조정 우려감이 높은 상황”이라며 “반대매매는 통상 장이 열리자마자 하한가로 처분되기 때문에 투자자 본인도 큰 손해이고, 물량이 크면 해당 종목 주가에도 적잖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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