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시 주인공은 22세 흑인시인

워싱턴/김진명 특파원 2021. 1. 19.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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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식 詩낭독자중 최연소… 인종문제 해소에 앞장
2021년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서 축시를 읽을 사람은 만 22세인 흑인 여성 어맨다 고먼(22)으로 정해졌다. 역대 축시 낭독 시인 중 가장 어리다.

1961년 1월 20일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취임식장엔 ‘가지 않은 길’로 유명한 만 86세의 노(老)시인 로버트 프로스트가 있었다. 그는 케네디가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도 전인 1959년 3월 “다음 대통령은 (케네디의 출신지인) 보스턴에서 나올 것”이라며 지지 선언을 했다. 1년 후 대통령에 당선된 케네디는 프로스트에게 자신의 취임식에서 시를 낭독해 달라고 초청했다. 미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가 낭독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그로부터 60년이 흐른 2021년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에서 축시를 읽을 사람은 만 22세인 흑인 여성 어맨다 고먼(22)으로 정해졌다. 역대 축시 낭독 시인 중 가장 어리다. 고먼은 하버드대 재학 중이던 2017년 미 의회도서관이 임명하는 ‘청년 계관시인’이 됐다. 그 후 3년 만에 미 대통령 취임식에서 축시를 읽는 ‘최연소 시인’이 된 것이다. 고먼의 축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제목은 ‘우리가 오를 언덕(The Hill We Climb)’으로 알려졌다. 낭독 시간은 6분 정도라고 한다. 고먼은 17일(현지 시각)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뷰에서 “미국의 흉터와 상처를 인정하는 취임식 축시를 썼다”며 “그 시가 우리의 상처들을 치유하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지금까지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은 시인은 총 5명이다. 모두 민주당 대통령 취임식 때였다. 1993년 빌 클린턴 대통령의 첫 취임식 땐 마야 앤젤루(당시 65세), 1997년 두 번째 취임식에선 밀러 윌리엄스(67세)가 시를 낭독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첫 취임식엔 엘리자베스 알렉산더(46세)가 초청됐고, 2013년 재선된 오바마 취임식 때의 축시 낭독 시인은 리처드 블랭코(45세)였다. 축시 낭독은 공화당 대통령 때는 없었다.

고먼이 초청된 이유에 대해 바이든 인수위는 대통령 부인이 될 질 여사가 좋아하는 시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먼이 인종차별, 페미니즘 문제 등에 적극 나서는 흑인 여성 시인이란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먼은 트럼프 취임 첫해인 2017년 발표한 ‘여기에서(In this place)’란 시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벌인 샬러츠빌 폭동을 규탄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한 불법 체류 청년 추방 유예 제도(DACA) 폐지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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