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측 "구속은 피할 줄 알았는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실형 선고가 나온 18일 삼성그룹은 큰 충격에 빠졌다. 연초부터 총수 부재로 인한 경영 공백 사태가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초조하게 선고 결과를 기다리던 삼성 주요 계열사 관계자들은 침통함과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재판부가 요구한 준법감시위원회도 설치하고 노조 설립도 허용하면서 최선을 다해 재판에 임했는데 실형 선고가 나와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삼성 관계자는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집행유예가 선고돼 구속은 피할 수 있을 걸로 예상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일부 직원 사이에서는 “재판부가 준법위 설치를 지시하면서 희망 고문을 했다”는 반응도 나왔다.
업계에선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별세한 데 이어 이 부회장까지 구속되면서 삼성그룹의 구심점이 사라졌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청와대와 기업은 대등한 관계가 아니다”라면서 “대통령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는 기업인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판결”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들도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부정적인 파장을 우려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코로나 위기 속에서 과감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진두지휘하며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데 일조해왔는데 구속 판결이 나와 매우 안타깝다”면서 “장기간 리더십 부재는 빠른 의사 결정을 지연시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의 경영 공백으로 인해 경제·산업 전반에 악영향이 미칠 것”이라며 “향후 삼성그룹의 경영 차질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정책적·행정적 배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는 “이번 판결이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의 신인도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했고, 정구용 한국상장회사협의회장은 “삼성전자의 경영 불확실성은 수많은 중견·중소 협력업체들의 사활까지 걸려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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