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또다시 시계제로..세계 1위 반도체 비전 차질 빚나

김승한 2021. 1. 18. 22: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수감되면서 삼성그룹 경영은 시계제로에 빠져들었다.

또다시 충수 부재 사태에 직면한 삼성그룹은 곧바로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하지만 대형 인수합병(M&A)과 투자 등 대규모 자금집행과 그룹 비전 의사결정을 해야 할 총수가 자리를 비우면서 당분간 주요 경영 의사결정이 올스톱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는 뇌물공여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부회장에게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 경영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총수 공백이 장기화되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쳐지는 것은 물론, 최종 의사결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M&A 투자와 신사업 진출 등이 당분간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016년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2018년 2월까지 구속됐을 당시에도 삼성의 경영시계는 2년간 멈췄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하만 인수 결정 후 대형 M&A가 전무했다. 9조3400억원을 들여 삼성이 하만을 인수한 것은 지금까지 국내 기업의 최대 해외 M&A 사례로 남아있다.

이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2019년 133조원의 대규모 투자로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이라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지만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이 같은 행보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나 M&A 등에서는 총수 결단이 중요하며, 총수 부재 상황이 장기화되면 결국 신산업 투자가 어려워지고 기업의 중장기적 미래를 봤을 때 결코 긍정적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재계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 부회장 구속으로 또 다시 최종결정권자의 공백이 생기면 경영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삼성의 미래를 좌우하는 전략적 결정이나 글로벌 네트워킹 활동은 총수가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 부회장 재수감 소식을 속보로 내며 "삼성은 다시 톱 부재라는 비상사태에 직면했다"며 "이 부회장은 사실상 삼성전자의 경영 톱(수장)이 될 예정이었지만 재수감되면서 한국 최대 기업의 경영자가 정해지지 않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김승한 매경닷컴 기자 winone@mkinternet.com]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