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소녀가 태평양 상공서 쏜 로켓, 마침내 우주로 날았다

김은경 기자 2021. 1. 1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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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발사 아닌 로켓 공중 발사 성공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회장의 로켓 회사 버진 오비트가 태평양 상공에서 인공위성을 쏘아올렸다. 이 회사가 로켓을 지상이 아닌 비행기에 실어 공중에서 발진하는 공중 발사 시스템(Air-launch system) 시험에서 처음으로 성공한 것이다. 이 실험이 성공하면서 소형 인공위성의 공중 발사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9년 7월 소형 우주로켓 ‘런처원’의 공중 시험 발사 장면. 보잉747기의 날개에 매달려 이륙한 뒤 공중에서 발사된다. 당시는 우주로켓의 엔진을 공중에서 점화하지는 않았다.

17일 10시 38분(현지 시각·한국 시각으로 18일 오전 3시 38분) 캘리포니아 모하비 항공·우주 기지에서 로켓 론처원(LauncherOne)을 실은 항공기 ‘우주소녀(Cosmic Girl)’가 이륙했다.

61분 만인 오전 11시 39분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 상공 약 10.5km 순항하던 우주소녀는 로켓 론처원을 분리했다. 우주소녀의 왼쪽 날개 밑에 탑재된 론처원이 자유 낙하한 후 1단 엔진 ‘뉴턴3’에 불을 붙였다. 이후 로켓 상단이 성공적으로 분리됐고, 계획대로 2단 엔진인 ‘뉴턴4’가 6분간 점화했다.

'우주소녀(Cosmic girl)' 왼쪽 날개 밑에 탑재된 소형 인공위성 발사체 런처원. /로이터 연합뉴스

46분 후 뉴턴4가 재점화하면서 약 500km 고도의 궤도에 진입한 뒤, 탑재하고 있던 10개의 초소형 인공위성 큐브샛(Cubsat)을 목표 궤도에 올려놨다. 이 큐브샛들은 나사(NASA) 교육 임무의 일환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버진 오비트는 트위터를 통해 “큐브샛들이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배치됐다”며 “우리는 론처원의 첫 번째 우주 임무를 완료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론처원은 21m의 2단 로켓으로 최대 500kg의 물체를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을 수 있다. 론처원을 싣고 날아가 ‘공중 발사대' 역할을 한 우주소녀는 보잉 747-400을 개조한 항공기다. 앞서 버진 갤럭틱은 로켓 크기와 탑재 용량을 늘리기 위해 2015년 버진 애틀랜틱 항공사로부터 보잉747를 인수했고, 2년 뒤 소형 위성 발사체 개발을 전담하기 위해 버진 오비트를 분사했다.

인공위성 발사체 론처원의 구조.

지난해 5월 버진 오비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항공·우주 기지에서 첫 로켓 공중 발사를 시험했으나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 당시 론처원이 공중에서 분리된 후 엔진 점화에 성공했지만, 발사 직후 오작동을 일으켜 몇 초 만에 비행이 종료됐다. 1단 엔진인 뉴턴3에 액체 산소를 공급하는 추진 라인이 파손됐던 것으로 이후 드러났다.

공중 발사는 기존 지상에서 수직 발사하는 방식에 비해 장소와 날씨의 제한을 받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로켓 발사장이 없어도 공항만 있으면 위성을 발사할 수 있고, 이론적으로 천둥번개가 치는 악천후에도 대기 현상이 없는 구름 위로 상승해 위성을 발사할 수 있다. 발사 비용도 지상 발사 방식에 비해 수십분의 1 정도로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형 위성은 GPS(위성항법장치)·관측·통신 중계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100kg 이하의 실용 위성이다. 최근 컴퓨터와 센서 등 전자장비의 형화로 과거 대형 위성에 못지않은 성능을 내면서, 소형 위성 발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BBC는 “소규모 저비용 우주선을 위한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버진 오비트는 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경쟁하고 있는 많은 회사 중 하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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