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디쇼' 케빈 나..'냉큼 집어올린' 통산 5승
13번홀부터 반격 ..브렌던 스틸 제치고 "한국팬 응원 감사"
[경향신문]
파4 13번홀. 4.2m 거리의 까다로운 버디 퍼트가 홀에 떨어지자 초조하게 지켜보던 케빈 나(38)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볼이 홀에 떨어지기도 전에 볼을 집으러 걸어가는 그의 시그니처 동작은 나오지 않았다.
그만큼 케빈 나는 홀을 외면하는 퍼트 때문에 애를 먹었다. 14번홀, 마침내 케빈 나의 시그니처 동작이 나왔다. 3.2m 거리의 버디 퍼트가 떨어지기도 전에 성큼 걸어간 케빈 나는 냉큼 볼을 집어올렸다. 그때부터 거침이 없었다. 이후 2개의 버디를 더 잡아내며 한 타 차의 짜릿한 역전 우승을 완성했다.
케빈 나가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소니오픈(총상금 660만달러)에서 통산 5승을 달성했다.
케빈 나는 18일 미국 하와이 와이알레이 컨트리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5타를 줄였다. 합계 21언더파 259타를 기록한 케빈 나는 공동 2위 호아킨 니에만(칠레)과 크리스 커크(미국)를 한 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2019년 10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에서 우승한 이후 1년3개월여 만에 따낸 통산 5승째다. 또 2018년 밀리터리 트리뷰트 우승을 시작으로 4시즌 연속 우승 기록을 이어갔다. 케빈 나는 369경기 만에 첫 승을 따냈지만 이후 4승을 추가하는 데는 55경기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승 상금은 118만8000달러.
12번홀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할 때만 해도 케빈 나의 우승은 물 건너간 것처럼 보였다. 선두 브렌던 스틸(미국)과 3타 차, 남은 홀은 겨우 6개홀. 그러나 케빈 나는 흔들리지 않았다. 케빈 나는 “버디를 잡을 수 있는 홀들이 많이 남아 있었고, 기회가 올 줄 알았다”고 말했다.
케빈 나는 까다로운 13번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반격을 개시했다. 14번홀에 이어 15번홀까지 3연속 버디를 잡아 14번홀에서 보기를 한 스틸을 제치고 단숨에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커크가 파5 18번홀 버디로 케빈 나와 함께 20언더파 공동 선두로 라운드를 마쳤지만 케빈 나는 한 번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8번홀에서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을 홀에 붙인 뒤 가볍게 챔피언 퍼트를 성공시켰다.
케빈 나는 현지 방송사와의 우승 인터뷰에서 한국말로 인사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 팬 여러분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또 우승해서 너무 기쁘고요. 언젠가 또 한국에서 뵙겠습니다.”
스틸은 2년 연속 불운에 울었다. 지난해 3타 차 선두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패했던 스틸은 올해도 3타 차 선두에서 공동 4위로 밀려났다. 니에만은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이어 2주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고, 한국 선수 중에선 이경훈이 15언더파 265타 공동 19위로 가장 순위가 높았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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