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독일서 귀국..공항 도착하자마자 구금
바이든 대통령 당선자 측
"즉각 석방을..러 국민 모욕"
미·러 관계 첫 시험대 전망
[경향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적으로 꼽히는 알렉세이 나발니가 17일(현지시간) 5개월 만에 러시아로 돌아갔으나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구금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측은 “러시아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판했다. 나발니 사건이 바이든 정부 초기 미·러관계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AFP통신 등은 나발니가 이날 저녁 독일 베를린에서 출발해 모스크바 셰레메티예보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러시아 연방집행국 요원들에게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나발니는 탑승 전 “고국에 돌아가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 정치인인 나발니는 블로그와 유튜브 등을 통해 푸틴 대통령을 강도 높게 비판해 주목받았다. 대규모 푸틴 비판 집회를 주도하고 러시아 대형 국영기업들의 부패 의혹을 폭로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20일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나발니는 베를린으로 이송됐고 혼수상태에 있다가 9월7일 깨어났다. 독일 의료진은 나발니의 몸에서 구소련 시절 개발된 독극물인 노비촉 계열의 물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나발니는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독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 10월 독살 의혹과 관련된 러시아인 6명에 대해 입국금지 등 제재조치를 부과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12월 “우리 요원들이 끝내려고 했으면 끝냈을 것”이라며 “나발니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했다.
나발니가 체포된 명분은 그가 집행유예 조건을 어겼다는 것이다. 나발니는 2014년 프랑스 화장품 회사로부터 3100만루블(약 4억원)을 부적절하게 받은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6개월과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이 유죄 판결 때문에 나발니는 지난 대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나발니는 이날 공항에서 붙잡히기 전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당선자 측은 러시아를 비판하며 나발니 석방을 요구했다. 바이든 정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제이크 설리번은 이날 “나발니는 즉각 석방돼야 한다”며 “크렘린(러시아 대통령궁)이 그를 공격한 것은 단순한 인권침해가 아니라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러시아 국민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밝혔다. 미국 CNBC방송은 “러시아에 대한 바이든 정부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후보 시절인 지난해 10월 CBS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에 가장 위협이 되는 국가를 묻는 질문에 “러시아”라고 답하기도 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방부 전 대변인 “천공, 지난해 한남동 공관 방문…전 육참총장에 들었다”
- 송중기, 아빠 된다…“혼인신고 하고 오는 길”
- 현아·던, 결별 2달 만에 재결합?
- ‘목욕탕이냐’ 한달 수도요금 650만원 왜?
- 4인 가구 전기요금, 지난해보다 1만1000원 오른다
- ‘국민의힘 대표 출마’ 30대 천하람 “이준석 넘어설 것”
- 박정희 기념에 1200억 쓰고도…“1000억 더”
- ‘박은정 검사 남편’ 이종근 검사장 사의
- “건초더미서···” 호주, 1400㎞ 고속도로 수색 끝 손톱 크기 방사성 캡슐 찾았다
- ‘썩은 배추’로 김치 만들어 판 ‘김치명장 1호’ 재판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