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가 등 주차장 주민에 개방.."몸살 앓던 도심 주차난 덜었어요"

글·사진 박태우 기자 2021. 1. 1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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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주차장 공유사업' 2년 만에 64곳 참여 큰 도움

[경향신문]

지난 15일 오후 대구 중구 남문교회 주차장에서 황병원 목사가 주차장 개방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예식장 등 2712면 공간 확보
저녁·야간 시간대 무료 이용

주택들이 빼곡히 자리 잡은 대구 중구 남문교회 주변은 2년 전만 해도 주차난으로 몸살을 앓았다. 폭 5m 안팎의 40여m 골목길 양쪽 가장자리는 온종일 승용차로 가득 채워져 진출입마저 여의치 않았다.

게다가 이중·불법 주차로 이웃끼리 고성이 오가고 얼굴을 붉히는 경우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주차 민원이 끊이지 않았지만 별도 주차공간이 마련되지 않는 한 뾰족한 수가 없었다.

상습 주차난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지난해 들어 한숨 돌릴 수 있었다. 동네의 남문교회가 담장을 허물고 주차장 20면가량을 개방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주민 누구나 교회 주차장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이웃끼리 다툼 등 사라져
“마을 숙원사업 해결된 기분”
시, 건물 소유주에 인센티브
“지역사회 소통·유대 윈윈”

지난 15일 오후 찾은 남문교회 주차장에는 주민들의 승용차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다. 이날 교회 주차장에서 만난 김미주씨(46)는 “주차공간 1면이 아쉬운 상황에서 20면은 보배 같은 공간”이라며 “마을 숙원사업이 해결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대구시가 주택·상가 밀집지역에서 시행 중인 ‘주차장 개방 공유사업’이 도심 주차난 해소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구시가 2019년 도입한 이 사업은 교육기관, 종교시설, 유통업체 등이 부설 주차장을 주민들에게 개방하도록 해 교통난을 해소해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주민 누구나 해당 시설이 주차장을 활용하지 않는 날이나 평일 저녁·야간 시간대에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사업이 시작된 지 2년 만에 학교나 교회, 병원, 예식장, 교육지원청 등 64곳이 참여해 2712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주택·상가 밀집지역 시설들이 인근 주민과의 공생 차원에서 앞다투어 참여한 덕분이다. 이들 시설은 주차장 규모에 따라 많게는 70여면까지 개방하고 있다. 시는 올해 38곳, 1000면 이상의 개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시는 부지 확보에 엄청난 예산이 소요되는 공영주차장 조성에 한계가 있어 부설 주차장 활용에 눈을 돌렸다. 시는 건물 소유주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사업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건물주가 주차장을 2년 이상, 10면 이상을 개방하면 주차 차단기, 폐쇄회로(CC)TV 설치, 바닥 포장공사 등의 명목으로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또 건물주와 주차장 이용자들이 안심하고 주차할 수 있도록 주차장 배상책임보험료도 지원한다.

주차장을 개방하는 남문교회 황병원 목사는 “이 사업은 주민들의 주차 편의 제공뿐만 아니라 교회와 지역사회 간 소통과 유대에도 도움이 되는 ‘윈윈’사업”이라고 말했다. 윤정희 대구시 교통국장은 “주차장 공유는 적은 예산으로 다수가 혜택을 보는 저비용 고효율 사업”이라면서 “부설 주차장 공유에 다양한 시설이 참여하고 실효성 있게 운영되도록 다각도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태우 기자 tae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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