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 안 줄이면, 2100년 한반도 기온 7도 올라"

고희진 기자 2021. 1. 18.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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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기후변화 예측 시나리오 분석.."온난일도 130일"

[경향신문]

온실가스를 감축하지 않으면 2100년 한반도 연평균 기온이 현재보다 7도 오른다는 기상청 분석이 나왔다. 기온 29~30도에 해당하는 무더운 날도 현재 연간 37일에서 2100년 130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기상청은 18일 동아시아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산출한 뒤 이를 한반도 지역에 대입해 2100년까지의 기후변화를 예측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세계가 현재 수준의 탄소 배출량을 지속하는 ‘고탄소 시나리오’와 화석연료 사용을 최소화하고 획기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저탄소 시나리오’를 가정해 분석했다.

고탄소 시나리오에 따르면 한반도의 연평균 기온은 근 미래(2021∼2040)에 1.8도 상승하고 먼 미래(2081∼2100년)에는 7도까지 오른다. 현재 11.2도인 연평균 기온이 2100년 18.2도까지 치솟는 것이다. 이 경우 오존층이 파괴돼 인류에 심각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일 최고기온이 29~30도에 해당하는 ‘온난일’(최고기온이 기준 기간의 상위 10%를 초과한 날)도 36.5일에서 근 미래에 61.1일로, 먼 미래에 129.9일로 늘어난다. 2100년이 되면 1년의 3분의 1 이상이 온난일에 속하는 셈이다. 일 최저기온이 영하 8도에 해당하는 한랭야(최저기온이 기준 기간의 하위 10% 미만인 날)는 36.5일에서 먼 미래에 1.4일로 줄어든다. 한반도에 추운 날이 거의 사라진다는 뜻이다.

강수량이 늘어나고 집중호우는 강해진다. 현재 연평균 1162.2㎜인 한반도 강수량은 근 미래에 3% 감소하지만 먼 미래에 14%까지 늘어난다. 집중호우에 해당하는 상위 5% 극한 강수일도 현재 6.6일에서 먼 미래에 8.5일로 늘어난다. 한반도 기후가 고온다습한 열대성 기후에 가까워진다는 뜻이다.

저탄소 시나리오에선 기온과 강수량 증가폭이 덜했다. 한반도 기온은 근 미래에 1.6도 오르고, 먼 미래에는 고탄소 시나리오의 3분의 1 수준인 2.6도 상승한다. 강수량은 가까운 미래에 1% 감소하고 먼 미래에 3% 증가해 전체적으로는 큰 변화가 없다. 온난일은 37.9일 증가하고 한랭야는 18.2일 감소해 극한 기후현상의 충격도 덜하다.

기상청은 정부가 선언한 ‘2050 탄소중립’ 시점(2041~2060년)의 한반도 기온은 고탄소 시나리오에서 3.3도 오르지만 저탄소 시나리오에서 1.8도로 상승 폭이 억제될 것으로 봤다. 이번 보고서는 정부 탄소중립 정책의 구체적인 목표나 실행 방안을 짜는 데 기초 자료로 활용된다. 기상청은 이번 발표 내용을 포함한 한반도 기후 상세분석 결과를 올해 12월 발표할 예정이다.

변영화 기상과학원 미래기반연구부 연구관은 “우리 세대와 우리 후세대가 겪게 될 기후가 우리의 현재 행동에 따라 좌지우지된다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탄소 감축만이 살길”이라고 말했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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