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 손 대신 번호표..'비대면' 기자회견 어땠나
첫째 브리핑 < '비대면은 처음이라…' > 입니다.
경매장에서나 쓰이던 번호표가 오늘(18일) 여기에 등장했습니다.
[66번 기자님, 부탁드릴까요? 31번 기자님, 얼굴이 안 보입니다]
바로 청와대입니다.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이 사상 처음으로 비대면으로 열리다 보니까 기자들이 손을 드는 대신 번호표를 든 겁니다.
초행길 실수 줄여보겠다고 리허설만 네 차례 했고, 저희 박민규 기자도 들어가서 충실히 준비하고는 했습니다만 비대면은 처음인지라 매끄럽지 못한 장면도 좀 있었는데요.
마스크를 쓴 외신 기자의 질문은 통역사를 당황케 했고,
[죄송하지만 질문을 다시 한번 해주시겠어요? (두 유 플랜~~) 아, 대통령님. 어 지금… 지금 어… 경제를… 마이크를 통해 질문해 주시겠어요? (두유 플랜~~)]
높은 경쟁률을 뚫고 지목됐지만 질문을 못 한 기자도 있었습니다.
[네, 지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통령께서는 신년사 때…]
[정만호/국민소통수석 : 연결 상태가 원활하지 못해서 다음 분으로 넘어갔으면 합니다.]
[아까 연결 안 되신 분 연결됩니까?]
[정만호/국민소통수석 : 아니요. 아직 연결이 안 돼서 질문을 안 하기로 했습니다.]
집에서 재택근무하면서 질문한 경우도 나오는가 하면요.
[이렇게 집에서 질문을 할 기회를 얻게 됐는데요.]
추운 날씨에, 몇 시간을 갯벌에서 스탠바이하고도 안타깝지만, 질문권 못 얻은 기자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오늘 마지막 질문 세 개는 청와대 취재하는 기자들의 단톡 대화방에서 투표로 많은 표 받은 걸 한 사람이 대신 전달만 한 건데요.
이렇게 자잘한 실수와 해프닝도 있었지만, 확실한 건 오늘 기자회견으로 여권 내 있었던 이런저런 소모적 논쟁들이 많이 정리됐단 겁니다.
언택트든 오프라인이든 주요 현안에 대해 직접 국민 앞에 입장과 생각을 밝히는 일, 정치 지도자의 주된 업무 중에 하나겠죠.
다음 브리핑, < '재난문자에 눈사람?' > 입니다
어제저녁, 폭설이 예보되면서 오늘 출근길 걱정하신 분 많으시죠.
저도 대중교통 이용해달라 이런 재난문자 많이 받았는데요.
그중에서도 경기도 구리 시민들은 어제저녁, 이런 재난문자 받았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답답한데 눈 쓸러 나오세요.]
게다가 이런 것도 첨부돼있었다는데, 바로 '눈사람 만들기' 이벤트 포스터였습니다.
구리 지역의 눈으로 만든 작품 사진 올리면, 상품을 준다 이런 내용이 눈에 띕니다.
내 집 앞 눈을 치우자 이런 좋은 취지는 알겠는데 글쎄요
코로나 국면에 괜찮을까요?
아니나 다를까 밤 9시에 이런 문자 뿌린 거 알려진 뒤에 비판도 좀 이어진 모양입니다.
코로나가 살짝 규칙 어겨도 되는 '심심함' 정도인 거냐, 눈 사람 만든다고 여러 명이 모이면 어쩔거냐, 이런 주장들 나온 거죠.
구리시 공무원들의 고충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구리시청 관계자 : 저희가 물론 공무원들이 열심히 치우지만 한계가 있으니까. 그래서 (눈 치우기에) 많이 참여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공무원들이) 한계가 있잖아요, 아무래도. 모든 집 앞까지 쓸어 드릴 순 없잖아요.]
실제로 구리시 공무원들 밤새 제설작업 했다곤 하더군요.
하지만 급할 때 보내는 재난문자, 특히나 요즘처럼 엄중한 코로나 국면에서의 재난문자.
이 문자 받을 때마다 덜컥, 내려앉는 시민들 마음 생각한다면 한통, 한통 신중하게 보내는 게 맞겠죠?
오늘 백브리핑, 여기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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