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빠진 민심 달래러 광주 찾은 이낙연
호남부터 지지율 반등 모색
[경향신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69)가 18일 자신의 최대 정치기반인 광주를 방문했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박근혜씨 사면 제안이 역풍을 맞으며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이 호남에서조차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밀리자 민심 다독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도 ‘오월정신’이 광주뿐 아니라 대한민국 그리고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횃불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의 광주 방문은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제안한 사면론으로 악화된 민심을 다독이는 차원으로 분석된다. 한국갤럽이 지난 15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지난 12~14일 1000명 대상,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이 대표의 지지율(10%)은 이 지사(23%)와 윤석열 검찰총장(13%)보다 낮았다. 특히 이 대표의 주요 지지기반인 호남지역의 지지율(21%)은 이 지사(28%)에게 오차범위 밖에서 역전됐다.
이날 이 대표는 광주 서구 양동시장도 방문해 상인들과 만나는 등 민생행보를 병행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방문해 유명해진 양동시장 내 국밥집에서 점심을 먹기도 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처럼 역경을 딛고 반등을 이뤄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지율 반등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이날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가 제안했던 사면론과 관련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로선 체면을 구긴 셈이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 뜻을 존중한다”며 “대통령님 말씀으로 그 문제는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다만 “선거 유불리를 생각했다면 (사면을) 이야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광주의 민형배 의원이 이 지사 지지 뜻을 밝히는 등 당내 지지기반 동요도 감지된다. 당 대표 임기를 한 달여 남긴 상황에서 이익공유제와 신복지체제 등 민생 대책으로 반등을 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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