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자진삭감' 서건창의 미래, 안치홍 or 최주환..어느 길을 가게 될까

한용섭 2021. 1.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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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한용섭 기자] 스스로 연봉을 대폭 삭감하는 승부수를 던진 서건창(키움)이 올 시즌을 마치고 FA 대박을 칠 수 있을까.

서건창은 지난해 연봉 3억 5000만 원에서 1억 2500만 원이 깎인 2억 2500만 원에 재계약했다. 구단의 제시안보다 훨씬 더 많은 삭감폭을 선수가 요구해서 이뤄진 계약이라고 한다.

이례적으로 선수가 대폭 삭감을 요구한 배경으로는 올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으면 A등급이 아닌 B등급을 받아 타 구단 이적에 장애물을 낮추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B등급 FA는 타 구단 이적시 25인 보호선수 외 선수 1명과 직전 시즌 연봉의 200%(4억 5000만 원) 혹은 직전 시즌 연봉의 300%(6억 7500만 원)을 보상하면 된다. 

서건창이 FA 시장에서 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려면 지명타자가 아닌 ‘2루수’ 주전으로 재입증해야 한다. 서건창은 2012년, 2014년, 2016년 2루수 골든글러브를 3차례 수상했다. 

그러나 최근 3시즌 동안 2루수로 출장한 경기는 120경기도 되지 않는다. 지명타자 출장이 많았다. 2018년 종아리 부상으로 2루수로 6경기(52이닝)에 그쳤고, 2019년 62경기(481이닝), 2020년 54경기(440.2이닝)에 불과했다. 

2018년 부상 이후로 수비 범위와 능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다. 세이버메트릭스 스탯에 수비 능력을 평가하는 RNG(수비 범위 관련 득점 기여)가 있다. 똑같은 플레이를 두고 운동 능력의 개인차를 정확하게 구별하지 못한다는 이견도 있지만, 전반적인 수비 능력을 따지는 수치다.

2루 수비에서 서건창의 RNG는 2016년 -3.63, 2017년 -3.87, 2018년 -1.49, 2019년 -4.48로 데이터가 좋지 않았다. 지난해 2.84로 대폭 좋아졌는데, 적극적인 플레이를 하지 않은 반사이익인지 지켜봐야 한다. 

키움은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면서 유격수 공백이 생겼다. 2루수를 비롯해 내외야 멀티 플레이어로 뛴 김혜성이 주전 유격수가 된다면, 2루 자리에는 서건창이 더 많이 출장해야 한다.

최근 2루수로 안치홍(KIA→롯데, 2020시즌), 최주환(두산→SK, 2021즌)이 FA 이적을 했다. 안치홍은 2+2년 최대 56억원, 최주환은 4년 최대 42억원에 계약했다. 서건창이 생각하는 케이스일 것이다. 

그런데 2020시즌 안치홍과 최주환은 약간 상반된 길을 걸었다. 안치홍 RNG 수치에서 2018년 -7.60, 2019년 -9.79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KIA는 안치홍을 2루수가 아닌 1루수 전향을 고려했다. 

결국 안치홍은 KIA를 떠나 롯데와 2+2년 FA 계약을 맺었지만, 2020시즌 성적은 실망이었다. RNG에서 -4.43이었다. 이전보다는 나아진 숫자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폭이 크다. 장점인 타격도 타율 2할8푼4리 OPS .764에 그쳤다. 군 제대 시즌(10경기)인 2016년을 제외하면,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타율이었다. 공수에서 모두 기대치를 밑돌았다. 2루 수비에서 확실한 믿음을 보여주지 못했고, 타격까지 하락세였다. 

최주환은 두산에서 오재원에 가려 2루수 출장 기회가 적었다. 지명타자, 1루수 등으로 뛰었다. 지난해 최주환은 2루수로 개인 최다인 813.2이닝을 뛰었고, RNG -1.90을 기록했다. 풀타임 2루수로 수비 능력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3할 타율(.306) 복귀와 16홈런 OPS .839로 장타력도 보여줬다. 

서건창의 최근 3년간 수비 부담이 적은 지명타자로 주로 뛰었는데 타율은 .340-.300-.277로 하락세다. 2017년 이후 4년 만에 풀타임 2루수로 뛰게 된다면, 운동 능력에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2루 수비 능력과 정교한 타격을 보여줘야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orang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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