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CD'에 눌러담은 에픽하이의 기쁨과 슬픔.. 정규 10집 '에픽하이 이즈 히어'

심윤지 기자 2021. 1. 18.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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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힙합그룹 에픽하이가 18일 정규10집 <에픽하이 이즈 히어 상(Epik High Is Here 上)>으로 돌아왔다. 아워즈 제공

에픽하이가 10번째 정규앨범으로 돌아왔다. 성공과 실패를 반복해 온 18년의 시간을 2장의 CD에 꼭꼭 눌러담았다.

에픽하이는 18일 오후 6시 정규10집 <Epik High Is Here 上(에픽하이 이즈 히어 상)> 편을 발매했다. 2017년 9집에 이어 3년3개월 만의 정규앨범이다.

타블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전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를 나와) 에픽하이밖에 없는 독립회사를 시작한 지 2년째다. 그만큼 해야 하는 일도 늘었다”고 근황을 밝혔다. 그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늦깎이 관심을 받게 되면서 투어를 많이 돌았다. 집에서는 딸 하루를 위해 열심히 아빠로서 살았다”고 했다.

싱글 또는 미니앨범이 ‘대세’인 힙합신에서 에픽하이는 큰 사이즈의 정규앨범을 고집해 온 몇 안 되는 아티스트다. 2007년 4집, 2009년 6집에 이어 3번째 2CD 앨범으로 돌아온 이유가 궁금했다.

“과거 인터뷰에서 2CD 앨범은 ‘죽어도 다시 내지 않겠다’고 말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만큼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다 보니 번복을 하게 됐네요.”(투컷) “1, 2편으로 나뉜 영화는 두 편을 봐야만 스토리를 이해할 수 있잖아요. 마블 팬으로 감히 비유하자면 상편은 <인피니티워>, 올해 중 발매될 하편은 <엔드게임>이죠.”(타블로)

‘에픽하이가 여기에 있다’는 제목처럼 “18년간 산전수전을 겪었지만 꿋꿋이 현 위치를 지키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에픽하이 음악의 핵심 키워드인 ‘위로’와 ‘공감’ 역시 놓지 않으려 했다. 전작 <sleepless in ___(슬립리스 인 ___)>이 타블로의 불면증 경험에서 비롯됐다면, 이번 앨범에선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더블 타이틀곡은 몸과 마음이 지친 시기에 따스함과 뜨거움을 줄 수 있는 곡이에요. 헤이즈가 피처링한 ‘내 얘기 같아’가 1년 동안 쓸쓸함과 고독을 느낀 이들에게 건네는 따스한 위로라면, 지코와 CL이 참여한 ‘로사리오’는 ‘내가 전설이다’라는 메시지로 뜨거움을 전하는 곡이죠.”

우원재, 넉살, 창모, 김사월 등 피처링진 면면도 화려하다. 2019년 대마초 흡연 사실이 알려진 전 아이콘 멤버 비아이도 이름을 올렸다. 비아이 참여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투컷은 “에픽하이는 협업 상대를 선택하는 데 여러 가지 고민을 한다”며 “비아이와의 작업도 무게감 있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곡을 포기할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준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에픽하이는 앨범 완성도에 완벽을 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발매를 예고했던 앨범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아예 폐기해버리기도 한다. “에픽하이의 장점 중 하나는 예스맨이 없다는 거예요. 서로가 쓴 곡을 ‘앨범에서 당장 삭제해라’라고 말할 정도로 냉정하고 가차 없죠. 그렇게 냉정하게 칼같이 대했기에 듣는 사람들에겐 최선의 결과물로 전달되는 것 같아요.”(타블로)

데뷔 후 18년, 중학교 때 처음 만난 팬의 결혼 소식을 들었을 땐 감회가 남달랐다고 했다. “이제는 음악을 안 한 시간보다 해온 시간이 더 길다”는 에픽하이에게 앞으로의 각오를 물었다. “멤버들과는 20대에 처음 만났는데 이제 40대가 됐네요. 앞으로 50대, 60대가 되어서도 그 시대에 필요한 위로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심윤지 기자 sharp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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