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실의 서가] 부의 가치는 소비에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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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은 돈이 지난 12일 현재 74조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첫 이야기는 사후 100억원을 남긴 미화원과 메릴린치(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 세계 최대 증권사였으나 위기 후 사라졌다) 중역에 관한 것이다.
전자는 25년간 자동차수리공, 17년간 백화점 청소 미화원, 38년간 방2개짜리 집에 살며 거기서 생을 마감한 사람이다.
전자는 800만 달러(약 100억원)를 남기며 그 대부분을 지역사회 기부금으로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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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심리학 모건 하우절 지음/이지연 옮김/인플루엔셜 펴냄
주식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은 돈이 지난 12일 현재 74조원,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역사상 가장 흥건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는 중이다. 전국의 집값도 연일 치솟고 있다. 버블 경고가 나오고 있지만, '좀 더'라는 투자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책은 돈을 좇는 인간의 심리를 분석하고 어떻게 끝까지 살아남을 것인가, 부를 지킬 것인가 조언한다.
스무 개의 투자 스토리가 소개된다. 첫 이야기는 사후 100억원을 남긴 미화원과 메릴린치(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 세계 최대 증권사였으나 위기 후 사라졌다) 중역에 관한 것이다. 전자는 25년간 자동차수리공, 17년간 백화점 청소 미화원, 38년간 방2개짜리 집에 살며 거기서 생을 마감한 사람이다. 후자는 하버드MBA를 나와 화장실이 11개나 있는 대저택에서 수영장 파티를 즐기던 사람이었다. 두 사람에 대한 기사가 같은 해 몇 달 사이로 신문을 장식했다. 전자는 800만 달러(약 100억원)를 남기며 그 대부분을 지역사회 기부금으로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후자는 금융위기가 터지자 파산해 무일푼이 됐다.
이 두 사람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첫째, 재무적 결과는 재능 노력 학력과 관련이 없다는 것이고 둘째, 부의 축적은 과학이나 숫자보다는 오히려 심리적 측면이 강하다는 점이다. 전자는 푼푼이 사놓은 주식이 수십 년간 수백 배로 오른 케이스였다. 저명한 투자 컬럼니스트인 저자는 부(富)의 가치는 소비에 있지 않다고 말한다. 왜 부자가 되려고 하는가. 원하는 것을 것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사람들과 원하는 만큼 할 수 있는 자유를 갖기 위해서다. 부의 목적이 페라리를 몰고 큰집에 사는 것이라면 그 만족감은 금세 사라진다. 진정한 부는 자유와 독립에 있으며 그것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심리적 무장이 요구된다. 인내와 자제력이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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