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공감 없는 사면 불가" 분명히 밝힌 문 대통령

한겨레 2021. 1. 1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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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5년차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새해맞이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두시간 동안 진행한 회견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집값 급등, 코로나19 방역 등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구상을 들을 좋은 기회였다.

문 대통령은 국민 고통을 가중한 집값 급등에 대해 "투기(억제)에 역점을 두었지만,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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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확대' 대책 예고, 집값 불안 해소하길
코로나 백신 접종 2월 시작, 차질 없어야
'추-윤 갈등' 답변, 국민 궁금증 해소 미흡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새해맞이 회견에 손팻말을 들어 질문 기회를 얻으려는 기자들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임기 5년차를 맞은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새해맞이 기자회견을 통해 국정 현안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두시간 동안 진행한 회견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집값 급등, 코로나19 방역 등에 대한 문 대통령의 구상을 들을 좋은 기회였다. 그러나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에 관해선 국민의 답답함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지 못했다고 본다.

문 대통령은 두 전직 대통령 사면에 대해 “국민이 공감하지 않는다면 사면은 통합 방안이 될 수 없다”며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특히 “과거의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 사면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국민들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고, 저 역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분명히 밝힌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올 것”이라면서도 당사자의 반성과 국민적 공감대가 기본 조건이라는 문 대통령의 인식은 올바르고 합당하다. 정치권은 무분별한 사면 공방을 중단하고, 두 전직 대통령이 잘못을 진솔하게 참회하는 게 먼저일 것이다.

문 대통령은 국민 고통을 가중한 집값 급등에 대해 “투기(억제)에 역점을 두었지만,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예상하는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공급을 늘림으로써 공급이 부족하다는 국민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집값 급등에 따른 서민 주거불안이 무엇보다 중요한 민생 과제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새해에도 집값·전셋값 불안이 여전한 상황인 만큼, 이제 막 첫발을 뗀 공공재개발 등 공급 대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2월부터 백신 접종을 시작해 11월이면 집단면역이 거의 완전하게 형성될 거로 내다봤다. 문 대통령은 “접종 시기라든지 집단면역의 형성 시기 면에서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한국은 결코 늦지 않고, 오히려 더 빠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백신 도입이 지체됐다는 비판을 반박한 셈인데, 결국 성과로 입증할 수밖에 없다.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으면서도 안전한 접종이 이뤄지길 바란다.

문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여러 평가가 있지만 한마디로 문재인 정부의 검찰총장이다. 윤 총장이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을 하고 있다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정 공방까지 번진 ‘추-윤 갈등’에 대해서도 “검찰개혁이 오랫동안 이어져온 것을 다 바꾸는 일이기 때문에 법무장관과 검찰총장 사이의 관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총장 징계처분을 사법부가 집행 정지한 것도 삼권분립이 제대로 이뤄지고, 민주주의 원리가 아주 건강하게 작동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재형 감사원장의 월성원전 감사 등에 대해서도 “정치적 목적의 감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1년 가까이 첨예한 갈등을 유발한 사안에 대한 언급치고는 국민의 궁금증을 속 시원히 풀어주진 못한 듯싶다. 논란을 만들지 않고 상황을 정리하려는 뜻을 이해 못 할 바 아니지만, 좀 더 진솔하게 검찰개혁과 그간의 갈등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듣길 바랐던 국민 기대엔 미치지 못한다.

문 대통령 임기는 앞으로 16개월 남았다. 취임 직후의 약속처럼, 남은 임기 동안엔 언제든 국민과 언론 앞에 서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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