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엄마 손에 숨진 8살 어린이 '출생신고제' 허점이 부른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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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 손에 숨진 인천 8살 어린이 사망사건은 출생신고제도의 허점이 부른 비극이었다.
전문가들은 병원에서 신생아 출생 사실을 의무적으로 행정당국에 알리는 '출생통보제'를 조속히 법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자발적 신고에 기댄 현행 출생신고제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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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모 손에 숨진 인천 8살 어린이 사망사건은 출생신고제도의 허점이 부른 비극이었다. 전문가들은 병원에서 신생아 출생 사실을 의무적으로 행정당국에 알리는 ‘출생통보제'를 조속히 법제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18일 오전 찾은 인천시 미추홀구 문학동 한 빌라 1층 빈집에는 여러 겹의 폴리스라인이 쳐져 있었다. 지난 8일 친엄마인 백아무개(44)씨의 손에 살해돼 일주일 만인 지난 15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8살 ㄱ양이 숨진 채 발견된 곳이다. 백씨와 같은 층에 사는 이웃 주민은 “엄마와 아이가 바깥에 잘 나오지 않아 본 적이 거의 없다”며 “코로나19 탓에 등교하지 않으니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말했다. 다른 이웃들도 백씨네 가족과 교류가 없긴 마찬가지였다.
이웃들에게 ㄱ양은 ‘투명인간’이었다. 출생신고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씨는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황에서 2013년 동거남인 ㄴ(46)씨와의 사이에서 ㄱ양을 낳게 되자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백씨는 약 6개월 전 ㄴ씨와 결별한 뒤 ㄱ양을 홀로 키웠다.
출생신고가 안 된 ㄱ양은 8년여 동안 사각지대에 방치됐다. 건강보험은 물론 보육 지원, 의무교육인 초등학교 입학 통지조차 받지 못했다. 백씨는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미추홀구 관리 대상에서도 빠져 있었다. 수사 초기에는 백씨가 기초생활수급자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자발적 신고에 기댄 현행 출생신고제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의 김수정 변호사는 “우리나라 출생아동의 98.7%가 병원에서 태어난다. 병원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출생과 동시에 행정기관에 ‘생명 탄생’ 사실을 통보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며 “법무부 등에서 수년간 연구도 이뤄지고, 법안도 제출됐지만 진척이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백씨는 지난 17일 살인 혐의로 구속됐다. 친부 ㄴ씨는 지난 15일 경찰 조사 뒤 “딸에게 정말 미안하다”는 내용의 휴대전화 메모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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