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체육회장 46.35% 득표율로 재선 성공

이기흥(65세) 현 대한체육회장이 재선에 성공해 4년 더 체육회를 이끕니다.

기호 3번 이기흥 후보는 18일 온라인 투표로 진행된 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총투표수 1천974표 중 915표를 획득해 절반에 육박하는 46.35%의 득표율로 세 명의 경쟁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습니다.

기호 4번 강신욱 후보가 507표(25.68%), 1번 이종걸 후보가 423표(21.43%), 2번 유준상 후보가 129표(6.53%)를 각각 받았습니다.

선거인단 2천170명 중 1천974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4년 전 선거 때(63.49%)보다 훨씬 높은 90.97%를 기록했습니다.

이 회장의 득표율도 2016년 통합 체육회장 선거 때 32.95%(892표 중 294표)에서 13%포인트나 상승했습니다.

이 회장은 당시 장호성 후보(213표)를 압도적으로 누르지 못했지만 이번엔 2위보다 400표 이상 앞서 무난하게 재선 고지를 밟았습니다.

이 회장은 1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받고 체육회 업무에 곧바로 복귀합니다.

그동안 이 회장은 바뀐 체육회 정관에 따라 직무 정지 상태로 선거를 치렀습니다.

'후보 단일화'가 불발되면서 이기흥 현 회장의 재선가도엔 일찌감치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체육회 대의원, 회원종목단체, 17개 시도 체육회, 228개 시군구 체육회 임원과 선수, 지도자, 동호인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은 이 회장이 주도하는 안정과 변화를 택했습니다.

하키 선수, 지도자, 교수(단국대 국제스포츠학부)를 지낸 강신욱 후보가 '유일한 체육인'을 자부하고 선거에서 바람을 일으켰지만, 재임 4년간 특유의 친화력으로 표밭을 다지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출돼 한국 스포츠 외교력 신장에도 한몫한 이기흥 회장을 넘진 못했습니다.

대한농구협회장을 지낸 5선 국회의원 출신 이종걸 후보와 대한롤러스포츠연맹 회장과 대한요트협회장을 역임한 4선 의원 출신 유준상 후보는 체육계와의 인연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지만, 정치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후보 자격 논란 끝에 사퇴한 장영달 예비후보의 세력을 등에 업고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이종걸 후보는 출마 선언 하루 만에 강신욱 후보 지지를 선언하더니 후보 등록 마감 4분을 앞두고 강 후보 지지를 철회한 뒤 전격 후보로 등록해 이번 선거를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자초했습니다.

유준상-강신욱 단일화, 이종걸-강신욱 단일화 협상이 각각 무산된 뒤 후보들은 완주를 선언해 '반(反) 이기흥'으로 결집해야 할 표가 뿔뿔이 흩어졌고, 이기흥 회장은 여유 있게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이종걸 후보는 선거 막판 1조원의 자금을 마련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여파로 고통받는 체육인들에게 1천만 원씩 피해 보상금으로 지급하겠다는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했지만, 실제 득표에선 큰 공감을 얻지 못했습니다.

이기흥 회장은 체육인 교육센터를 통한 지속적인 체육인 인성 교육을 다음 임기의 우선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체육 정책을 총괄할 총리실 산하 국가체육위원회 구성을 정부와 협의하고, 체육인들의 중지를 모아 대한올림픽위원회(KOC)와 체육회의 분리·통합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히는 등 그간 정부와 정치권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상심한 체육인들의 마음을 사 다시 한번 체육회를 이끌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 회장은 또 4년 연임에 성공해 정년(70세)까지 IOC 위원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 회장은 2024년 강원 동계유스올림픽,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 공동 유치를 위해 앞장서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2000년 대한근대5종연맹 부회장을 맡아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이기흥 회장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대한카누연맹 회장, 2010년부터 2016년 초까지 대한수영연맹 회장을 역임하고 2016년 10월 4년 전 통합 체육회의 첫 수장에 올랐습니다.

(사진=이기흥 회장 선거 캠프 제공, 연합뉴스)

권종오 기자kjo@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