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카티 '디아벨 1260 람보르기니']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와 만난 두카티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슈퍼카, 슈퍼바이크 브랜드가 만났다. 람보르기니와 두카티의 컬래버레이션(협업)으로 등장한 ‘디아벨 1260 람보르기니’는 그 존재 자체로 특별하다.
두카티와 람보르기니는 뜻밖에 접점이 많은 브랜드다. 일단 퍼포먼스(주행 성능)를 중심으로 한 디자인의 슈퍼바이크와 슈퍼카를 만든다. 같은 이탈리아 브랜드임은 물론 본사가 볼로냐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지리적으로도 가깝다. 두 브랜드 모두 폴크스바겐 그룹의 아우디 산하에 있어 협력이 쉬운 브랜드이기도 하다. 두 브랜드의 최고경영자(CEO) 이름이 도메니칼리라는 점도 재밌다. 두카티는 클라우디오 도메니칼리, 람보르기니는 스테파노 도메니칼리지만, 두 사람이 형제나 가족관계인 건 아니다. 어쨌든 슈퍼카와 슈퍼바이크, 각자의 영역에서 위용을 떨치는 멋진 두 브랜드가 손을 잡은 만큼 그 결과물도 환상적이다.
디아벨 1260 람보르기니의 토대가 되는 모델은 두카티 디아벨이다. 바이크의 전체적인 콘셉트는 람보르기니의 첫 하이브리드 슈퍼카인 ‘시안 FKP 37(이하 시안)’을 모티브로 가져왔다. 트랙 중심의 레이스 머신이 아닌 도로를 무대로 하는 맵시 있고 강력한 슈퍼카 이미지를 담기에 디아벨은 훌륭한 선택이다. 헤드라이트 좌우에 과장된 크기의 흡기구와 라디에이터를 감싸는 커버에서 람보르기니 시안의 콘셉트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카본으로 제작된 육각형의 전용 머플러 디자인도 람보르기니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디테일이다. 전용으로 제작된 경량 단조 휠은 시안의 휠을 그대로 빼 와서 끼운 것 같이 닮아 있다. 여기에 시트 캐노피(덮개) 좌우의 봉긋 솟은 디테일은 람보르기니 특유의 뒷모습을 연상시킨다. 계기반 그래픽은 이 모델 전용으로 제작돼 일반 디아벨과 차별화된다. 스마트키로 버튼을 눌러 전원을 켜면 두카티와 람보르기니 로고가 함께 등장하는데, 두 브랜드 모두 방패형 로고를 사용하고 있어 조화롭게 잘 어울린다.
차체는 시안과 같은 그린과 골드컬러의 조합으로 칠해졌다. 메탈릭한 느낌의 그린컬러가 차체의 라인과 입체감을 더욱 강조한다. 전체적으로 차체는 커졌지만, 무게는 오히려 1㎏ 감소했다. 스페셜 모델답게 차체 전반에 카본파이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차체 좌우에 새겨진 ‘63’이라는 숫자는 람보르기니가 설립된 1963년을 뜻한다. 디아벨 1260 람보르기니는 630대 한정 생산된다. 출시와 동시에 완판된 시안보다 10배 많다. 두카티 디자인센터에서 제작한 전용 그래픽의 헬멧도 함께 선보인다.
3초 안에 시속 100㎞ 돌파하는 가속 성능
디아벨 1260 람보르기니의 기본이 된 두카티 디아벨은 네이키드(차체를 감싸는 덮개가 없어 엔진이 외부에 노출된 모델)인 ‘몬스터’에서 더욱 확장된 ‘메가 몬스터’라는 개념으로 시작됐다. 슈퍼바이크 엔진을 중심으로 크루저(높은 핸들에 낮은 좌석을 갖추고, 대배기량 2기통 엔진을 탑재한 바이크)와 네이키드 바이크 중간쯤에 있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스타일의 바이크다. 최신 모델인 디아벨 1260 람보르기니는 기존보다 더 커진 배기량 1262cc 엔진을 장착하고, 162마력의 출력을 낸다. 가변 밸브타이밍으로 저회전과 고회전에서 풍부한 토크를 내는 엔진이다.
드래그머신에서 영감받은 240㎜의 광폭타이어는 피렐리에서 전용으로 제작한 것으로, 박력 있는 스타일을 연출할 뿐 아니라 타이어 폭을 잊을 만큼 경쾌한 핸들링을 제공한다. 길고 낮게 깔리는 가속에 집중된 세팅과 클러치 조작 없이 레버만으로 빠르게 변속을 도와주는 퀵시프트 그리고 런치컨트롤시스템(급가속을 도와주는 장치)을 더해 정지 상태에서 3초 안에 시속 100㎞를 넘기는 강력한 가속 성능을 보여준다. 낮은 시트 덕분에 운전자의 키에 구애받지 않고 강력한 성능을 마음껏 즐길 수 있어 국내에서도 인기가 높다.
plus point
전 세계서 63대만 생산된 시안 FKP 37
시안은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를 기반으로 기어박스에 통합된 34마력의 전기모터를 더해 총 818마력의 힘을 내는 마일드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두카티의 디아벨이라는 이름은 악마를 뜻하는 볼로냐 방언에서 따온 것인데 시안이라는 이름 역시 번개를 의미하는 볼로냐 방언에서 따왔다. 람보르기니 설립 연도인 1963년을 기념해 63대 한정판으로 생산됐으며, 200만유로(약 26억원)라는 높은 가격에도 공개와 동시에 완판됐다. 2.8초 만에 시속 100㎞까지 가속하고 최고 속도는 시속 350㎞에서 제한된다. 201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공개됐는데 FKP 37이란 이름은 모터쇼를 앞둔 8월에 세상을 떠난 페르디난트 피에(Ferdinand Karl Piëch) 전 폴크스바겐 그룹 회장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과 출생 연도에서 따온 것이다. 2020년에는 시안의 로드스터 버전이 공개됐는데, 오직 19대만 생산됐다. 이는 1963년의 앞 두 글자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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