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SNS 짧고 굵게 목소리 내는 '#이적의 단어들' [이슈와치]

육지예 2021. 1. 18.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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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적이 SNS를 통해 짧고 굵직한 글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15일 이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적의단어들 #짜증 #간단한실험 #인스타와텍스트 #가끔해볼게요"라는 문구와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누리꾼들은 이 글을 두고 폭력성뿐 아니라 공감 능력, 이기심 등 다양한 해석을 하며 이야기의 장과 같은 풍경을 만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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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육지예 기자]

가수 이적이 SNS를 통해 짧고 굵직한 글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15일 이적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적의단어들 #짜증 #간단한실험 #인스타와텍스트 #가끔해볼게요”라는 문구와 사진 한 장을 게재했다. 약 한 문단 정도 분량의 텍스트가 담긴 사진이었다. 첫 번째로 올린 게시글은 ‘짜증’이라는 제목으로, 부당한 것에는 짜증을 낼 게 아니라 항의하고 분노하자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적은 이를 시작으로 짤막한 테마와 글을 꾸준히 올리기 시작했다.

길이는 짧지만 읽고 나면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굵직한 내용들. 이를테면 “단절된 쪽에서 보기엔 ‘변해버린’ 것 같겠지만, 단절한 쪽에선 ‘변혁을 일으킨’ 것이겠죠”(변화)라든가 “시간의 ‘앞뒤’를 바라볼 때와 ‘전후’를 바라볼 때, 우리의 시선이 향하는 쪽과 우리가 등진 쪽은 어디인가”(앞과 뒤)처럼 사고의 틀을 확장해주는 문장들이었다. 재능과 영혼을 바꿔 달라는 악마에게 “이 기사를 좀 봐. 진정한 악마는 이런 짓들을 하는데 말이야”(악마)라고 말하는 문장에서는 시의성이 담긴 시선도 볼 수 있었다.

특히 1월 10일 게재된 ‘눈사람’은 폭력성을 예리하게 꼬집어 크게 화제가 됐다. 눈사람을 사정없이 걷어차며 웃는 남자친구의 모습에서 소름 끼치고 역겨움을 느낀 화자 이야기였다. 단순히 눈사람 하나만으로 결별이라니, 그게 무슨 연관인가 싶은 사람들에게 “눈사람을 파괴할 수 있다면 동물을 학대할 수 있고 마침내 폭력은 자신을 향할 거라는 공포”를 전한 것이다. 이는 일상 속 잠재된 폭력성을 예민하게 짚은 글이었다.

누리꾼들은 이 글을 두고 폭력성뿐 아니라 공감 능력, 이기심 등 다양한 해석을 하며 이야기의 장과 같은 풍경을 만들어갔다. 이적이 쓴 글은 생각을 관통하는 것에서 나아가, 개개인 주관적인 견해까지 넓히는 역할을 했던 것.

1월 17일 올라온 ‘가르마’ 역시 익숙함과 변화를 비유적으로 빗대어 표현했다. 이처럼 단 몇 문장으로도 틀에 박힌 생각을 깨뜨리자 이를 모아 책으로 출간해달라는 반응이 벌써 뜨겁다. 이미 그가 들려준 음원들과 2005년 출간한 이야기집 ‘지문사냥꾼’을 통해 증명해온 이야기꾼 면모였다.

연예인들에게 SNS는 분명 양날의 검이다. 그러나 이적은 또 다른 실험 창구로서 적극 활용하며 좋은 사례를 보여줬다. 지난해 11월 발매한 정규 6집 타이틀곡 ‘돌팔매’에서 편견과 맞싸우는 이야기를 들려줬듯, 작은 정사각형 화면 속에 이적만의 철학을 담았다. (사진=이적 인스타그램)

뉴스엔 육지예 mii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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