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짐 덜었습니다"..KT 유한준 주장 시대를 넘기며 [스경X인터뷰]
[스포츠경향]

유한준(40·KT)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깊이 고민했다. 주장직을 내려놓을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2년 동안 함께 도와준 박경수와 상의했고 이강철 감독에게도 면담을 통해 이야기했다.
KT는 유한준이 주장을 맡은 2년 동안 완전히 다른 팀이 되었다. 최하위권을 탈출했고 지난해에는 정규시즌 2위로 창단 이후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유한준을 축으로 한 고참 선수들의 리드에 하나가 된 선수단 분위기는 KT 최고의 강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최정상은 아니지만 창단 이후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간 지금, 딱히 변화를 예상하지 않았던 시점에 유한준이 주장직을 내놓겠다고 했다.
유한준은 올시즌으로 KT와 계약기간이 끝난다. 미래를 알 수는 없지만 올해까지 주장을 맡게 된다면 자신에게도, 팀에게도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좋은 상황에서 후배에게 물려주기로 했다. 유한준은 “은퇴를 단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계약 마지막해이기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이다. 그 상황에서 주장을 계속 하는 것이 팀에 과연 보탬이 될까 생각했다”며 “좋은 상황에서 다음 선수가 또 이어받아 선순환 되는 문화가 우리 팀에도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해 내가 그만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새 주장의 역할을 황재균(34)이 맡았다. 팀이 최고 성적을 거둔 상태에서 중책을 맡은 황재균이 극심한 부담감을 연일 호소하고 있다. 고참 선수들과 함께 황재균을 직접 지목한 유한준은 “주장은 재균이가 하지만 경수와 내가 할 일은 어차피 비슷하다. 형들이 같이 조력할테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뒀을 때 새 주장을 통해 또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그렇게 한 단계씩 후배들에게 계승될 수 있는 선수단 문화로 이어지는 것이 지금 주장을 넘기는 유한준의 소망이다.
유한준은 “주장의 행동이 팀 분위기에 엄청난 지분을 차지한다. 나도 야구선수고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는 것이 첫번째 일인데 잘 안 풀릴 때도 그런 내색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며 “주장은 많이, 잘 참아야 하는 것 같다. 재균이가 정점에서 주장을 맡게 돼 훨씬 힘들 수도 있다. 잘 뒷받침 하겠다”고 다시 한 번 황재균의 부담스러운 마음을 토닥여주었다.
유한준은 2019년 이강철 감독이 KT 지휘봉을 잡으며 직접 ‘임명’한 주장이었다. 프로 데뷔 이후 늘 조용하게 야구해오다 40세가 되어가던 나이에 데뷔후 처음으로 주장을 맡았다. “군대 병장 시절 이후로 선임 역할은 처음”이라고 쑥스러워했던 유한준은 그해 스프링캠프 중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주장 임무를 흔쾌히 수락한 진짜 이유를 솔직히 털어놓은 적 있다. “FA로 큰 금액을 받고 KT에 왔는데 매년 꼴찌만 하는 데 대해 큰 부채감을 느꼈다. 후배들이 패배의식에서 벗어나 즐겁게 뛰고 승리의 맛을 볼 수 있게 분위기를 바꾸는 것으로 작은 선물이나마 하고 싶다”고 했다. 2년 동안 유한준은 그 약속을 충분히 지키고 물러난다.
유한준은 “그래도 목표를 이뤄서 거짓말을 하지 않게 된 것 같다. 마음의 짐도 어느 정도 덜었다. 내가 참 운 좋게 주장으로서 좋은 시간을 함께 하고 물려주게 돼 정말 감사하다”며 “이제는 뒤에서 조용히 희생하는 것이 또 나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한준은 지난해에도 지명타자로 나섰고 팀 상황에 따라서는 외야 수비도 소화하며 주전 활약을 펼쳤다. 지난해 타율 0.280 11홈런 64타점을 기록한 유한준은 박용택이 은퇴한 이제 리그 최고참 타자가 됐다. KT가 득점을 필요로 할 때는 여전히 가장 믿을만한 해결사다. 유한준은 “이제 한 단계 올라왔으니 계속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는 강팀이 되는 게 중요하다. 후배들이 더 올라와야 하는 시점이다. 나도 물론 여전히 해야 할 몫은 있고 프로선수로서 후배들에게 지지 않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첫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후배들의 긴장과 두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형만 믿고 따라오라”고 정말 큰 용기를 내 말했던 유한준은 “말이 씨가 돼서 플레이오프 때 계속 나한테 찬스가 걸리더라”고 웃었다. “주자 있을 때 해결하는 몫은 계속 열심히 하겠다. 올해도 형들을 믿고 후배들이 잘 발전해주면 좋겠다”고 2년 동안 잘 따라준 후배들에게 감사의 마음과 당부를 전하며 유한준은 KT 제3대 주장 시대의 페이지를 직접 넘겼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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