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선 굴삭기도 안사고 '구독'..일반기업보다 성장 6배 빨랐다
코로나로 '구독경제' 대세로
일반기업 매출 감소할때
구독기업은 오히려 매출 늘어
상품으로 이익 남기는 건 옛말
고객과 관계 만들어야 성공
구독경제 최적 분야는 車
차 대신 교통서비스 팔아야
◆ MK 인더스트리 리뷰 ◆
▷그렇다. 우리가 만들고 있는 구독경제 지수(Index) 최신판에 따르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2분기에 구독경제를 채택했던 회사들은 매출이 18% 올라갔다. 반면 구독경제 형태가 아니라 제품을 일회적으로 판매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회사들은 매출이 10%가량 떨어졌다. 미국 S&P500 기업들에 비해 구독경제를 채택한 기업들의 매출 상승률은 6배 정도 빨랐다.
―왜 그럴까.
▷보통 제품을 판매하는 회사들은 제품에 집중한다. 오직 좋은 제품, 좋은 서비스를 손님에게 내놓는 것만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기업들은 고객까지 생각하면서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을 이기지 못한다. 경제가 어렵고 변화가 심할수록 제품을 한 번 판매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고객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다. 그게 바로 구독경제의 본질이다.
―지난번에 당신이 쓴 책 '구독과 좋아요의 경제학(Subscribed!)'에도 그런 내용이 있던데. 책이 나온 2018년 이후 상황이 바뀌지 않았나.
▷코로나19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하지만 비즈니스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고객 패턴을 잘 관찰하면서 고객과 장기적으로 관계를 맺기 위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건 무엇이 와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에 배운 점이 있다면.
▷사실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혁신이 줄어들 줄 알았다. 하지만 놀랍게도 '줌'(영상회의 회사)이나 '펜더'(전자기타 회사)처럼 어려운 시기를 기회 삼아 혁신을 만드는 회사들이 있었다. 사실 경기 침체가 왔을 때라면 기업들은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제대로 인식하고 자신의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고객에게서 시선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지금 고객 옆에서 올바른 판단을 한다면 나중에 경제가 좋아졌을 때 그들은 당신 곁에 있을 것이다.
―구독경제를 채택한 큰 회사들은 코로나19 이후 변화가 없나.
▷있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이 변화해 가는 것 같다. 원래 CFO는 회사의 재정과 지배구조 예산 배분 등을 담당한다. 그들이 코로나19 이후인 지금은 경제적 위기를 넘기 위한 중요한 데이터 기반의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역할을 해 나가는 것 같다. 특히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디지털 결제시스템을 적용해 구독서비스를 하는 회사의 CFO들은 실시간으로 고객들의 결제·이탈 데이터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고객의 변화를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디지털 구독경제로 인해 CFO의 전통적인 역할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
▷그럴 것 같다. 이유는 분명하다. 구독경제로 바꾸면 성과가 좋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플, 아마존뿐만 아니라 허니웰, 캐터필러 같은 중장비 회사들도 최근 구독경제로 전환하고 있다.
―자동차 회사도 마찬가지일까.
▷맞는다.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자율주행차의 도전과 같은) 파괴적 혁신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진정으로 중요한 파괴적 혁신은 자동차 산업이 더 이상 과거처럼 차량을 파는 게 아니라 교통 서비스를 파는 개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돌아가던 회사를 구독경제에 맞게 바꾸는 것은 쉬운가.
▷보통 쉽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 문화를 구독경제에 맞게끔 바꾸는 것은 정말 어렵다. 왜냐하면 이제까지는 회사 구성원들이 제품만 잘 만들면 된다고 생각했겠지만, 앞으로는 고객을 중심에 놓고 생각을 바꿔 나가야만 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몇 대 만들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하루에 고객을 얼마나 만족시켰느냐가 더 중요해진다는 이야기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이 당신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그리고 그 고객들은 당신이 얼마나 믿을 만한 존재인지 매일같이 판단한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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