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朴·MB 사면 지금은 때가 아니다"

임성현 입력 2021. 1. 18. 17:18 수정 2021. 1. 1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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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신년기자회견
부동산 안정 성공하지 못해
설 전에 특단 공급대책 마련

◆ 文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정치권 최대 현안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120분간 생중계된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선고가 끝나자마자 사면을 말하는 것은 사면이 대통령 권한이더라도 그렇게 말할 권리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미 형량이 확정된 이 전 대통령에 이어 지난 14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최종 선고가 내려지면서 법적인 특별사면 대상이 됐지만 문 대통령이 사면에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과거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는데 사면을 요구하는 것은 국민적 상식으로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국민 통합을 이루는 차원에서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 지지율 하락의 주범인 부동산 정책에 대해 문 대통령은 지난 신년사에 이어 이날도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투기(억제)에 역점을 뒀지만 결국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저금리에 부동산시장에 몰리는 상황에서 작년 한 해 예전에 없던 61만가구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실패 원인을 1인 가구 등의 폭발적인 증가로 돌린 것이다.

문 대통령은 "기존의 투기 억제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공급에 특단의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설 연휴 이전에 공공재개발, 역세권 개발, 신규택지 공급과 함께 추가 전세대책도 발표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부터 본격화될 백신 접종과 관련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작용 우려에 대해서는 "정부가 전적으로 부작용에 책임을 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와 비교해 접종 시기나 집단면역 시기가 오히려 빠를 것"이라며 "코백스 (퍼실리티) 물량이 가장 먼저 들어오는데 첫 백신 접종 시기가 방역당국이 밝힌 2월 말이나 3월 초보다 조금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갈등으로 여권과 마찰을 빚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이라며 힘을 실어주면서도 "윤 총장이 정치할 생각을 하면서 검찰총장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면에 선 그은 文…"재판결과 부정한 朴·MB, 국민이 용납 안해"

"적절한 시기에 고민" 여지 남겨
향후 보궐·대통령선거 국면서
사면카드로 판 흔들기 가능성
한명숙 등 정치인도 검토안해

"현장방문 前대통령보다 많아"
소통부족 지적에 적극적 해명

18일 오전 청와대에서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은 사상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병합 방식으로 진행됐다.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하지 못한 기자들은 영상 대화를 통해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이충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권 최대 화두인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일축한 것은 여론의 반발, 특히 지지층의 극렬한 반발 때문이다. 당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새해 벽두부터 사면론을 띄우고 문 대통령이 올해 화두로 '통합'을 제시하면서 이르면 상반기에 전격적으로 사면이 단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었지만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문 대통령은 1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재판 절차가 이제 막 끝났는데 엄청난 국정농단, 권력형 비리가 사실로 확인됐고 국가적 피해도 막심했다"며 "국민이 받은 고통이나 상처도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과거 잘못을 부정하고 재판 결과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사면을 요구하는 움직임에 국민의 상식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의 사면론 이후 여당 내 반발로 '선(先)사과, 후(後)사면검토'로 돌아선 것과 같은 맥락이다.

사면에 부정적인 태도를 내비친 결정적 배경은 무엇보다 오는 4월 보궐선거, 내년 5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가뜩이나 국정 지지율이 추락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의 임기 말 국정 운영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권 내부, 친문, 호남 등 핵심 지지층에서 극렬한 반대 움직임이 일었다. 당사자의 '사과' 없는 사면에 대한 반대는 물론 사면 자체를 두고 거부감도 크다. 게다가 두 전직 대통령 모두 문 대통령이 과거 특별사면 배제 대상으로 밝혔던 뇌물죄로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점에서 문 대통령이 '원칙'을 깨야 하는 부담도 있다. 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뇌물·알선수재·수뢰·배임·횡령 등 부패 범죄에는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대통령은 임기 내 사면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을 지지한 국민의 아픔까지 아우르는 사면을 통해 국민 통합을 이루자는 의견은 경청할 만한 가치가 있다"며 "언젠가 적절한 시기가 되면 더 깊은 고민을 해야 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멀게는 내년 5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향배가 관건이다. 게다가 여권 측에서 지지세 확장과 야권의 분열을 노리는 선거 카드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통해 판 흔들기에 나설 수도 있다는 해석이다. 내년 대통령선거까지 내다본 전략이 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당분간 여론의 추이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사면 찬성 여론이 많아지거나 두 전직 대통령의 전격적인 '사과'가 나오면 다시 여론 수렴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국정 부담과 지지층 여론을 고려해 박 전 대통령만 먼저 사면하는 '선별 사면'이나 형집행 정지 후 사면으로 이어지는 2단계 사면론도 제기된다.

이런 판단에 따라 여권 인사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면에도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국민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적극 해명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신년회견과 국민과의 대화 등 언론이나 국민과 직접 소통한 것이 6차례에 불과하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 때문에 소통이 어려운 상황이었다"면서 "기자회견만이 국민과 소통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어느 대통령보다 현장방문을 많이 했고 작은 그룹이지만 국민과 서로 양방향 대화를 주고받았다"고 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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