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번 기자님" 사상 첫 온·오프라인 병행회견
"피해자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
◆ 文대통령 신년 기자회견 / 기자회견 이모저모 ◆
문재인 대통령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하고 유감을 표하는 발언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서울·부산시장의 성추행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에 민주당이 후보를 내는 것에 대해서는 "당원들의 결정이며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박 전 시장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피해자의 피해 사실도 대단히 안타깝고, 여러 논의 과정에서 2차 피해가 주장되는 상황도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또 한편으로는 박원순 전 시장이 왜 그런 행동을 했으며,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는지도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박 전 시장 사건과 관련한 질문에 착잡한 듯 한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피해자라는 표현을 쓰며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분명히 인정하는 발언을 해 관련 논의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열렸다. 현장에는 기자 20명만 참석했으며, 100명은 영상으로 참석했다. 이들 가운데 문 대통령이 무작위로 지목하는 방식으로 회견을 진행했으며, 참석하지 못한 출입기자 160여 명이 투표해 선정한 추가 질문이 이어졌다.
이날 회견에 앞서 청와대는 기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리허설만 네 차례를 했다. 현장 참석 기자들은 체온 측정과 문진표 작성 등 절차를 거쳤고, 청와대는 50분 전에 현장을 소독하는 등 방역에 만전을 기했다. 기자들은 손을 드는 대신 각자 번호표를 들어 질문을 신청했다.
문 대통령도 "25번 기자님"이라고 호명했다. 전직 대통령 사면 등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이 이어지자 문 대통령은 미소를 지으며 "원래는 방역 부분을 먼저 질문하기로 돼 있었는데, 첫 테이프를 정치로 끊어서 정치 질문이 이어졌다"며 "다시 방역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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