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수소 유출? 과학적 근거없이 공포만 부추겨"
전문가들 "월성 검출량 미미
바나나 6개 먹었을때와 비슷"
경북 월성 원자력발전소 용지에서 검출된 삼중수소(트리튬)가 정치적 쟁점으로 비화한 가운데 과학자들이 "과학적 근거 없이 공포심을 부추기지 말라"며 선을 그었다. 이들은 더불어민주당과 탈원전 환경단체 등이 제기하는 각종 의혹에 대해 "잘못된 기준을 적용해 오해하거나 과학적 사실을 의도적으로 오도하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18일 한국원자력학회·대한방사선방어학회는 '월성 원전 삼중수소, 정말 위험한가'를 주제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발표자로는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를 비롯해 이재기 방사선안전문화연구소장, 김희령 울산과학기술원 원자력공학과 교수, 강건욱 서울대 의과대학 핵의학교실 교수 등 4명이 나섰다. 이들은 월성 원전에서 검출되는 삼중수소는 극미량이며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사실상 없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작년 6월 23일 작성한 '월성 원전 용지 내 삼중수소 관리 현황·조치 계획'에 따르면 월성 원전 3호기의 터빈 건물 하부 지하수 배수로 맨홀에 고인 물에서 ℓ당 71만3000베크렐(㏃)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다. 이를 두고 사용후핵연료 저장조의 물이 샌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정 교수는 "출고하지 않은 차가 공장에 있는데, 주차 위반 딱지를 붙인 격"이라고 잘라 말했다.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구조는 총 3층으로 1층이 집수정, 2층이 차수막, 3층이 저장조로 이뤄진다. 이 중 맨 아래층인 집수정에서 ℓ당 71만3000㏃의 삼중수소가 검출됐는데, 이는 정상적인 관리 선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정 교수는 "중요한 건 관리 최종단에서 어느 정도 농도로 얼마나 배출하느냐는 것"이라며 "희석 방류 시 최종 배출 농도는 ℓ당 약 13㏃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삼중수소 배출 농도 기준인 ℓ당 4만㏃의 0.0325% 수준이다. 정 교수는 "집수정에서 수집된 물에서 누수 시 나타나는 감마 핵종도 검출되지 않아 저장조 누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못 박았다. 또 ℓ당 71만3000㏃의 삼중수소가 검출된 곳은 월성 1호기가 아니라 3호기라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ℓ당 13㏃의 삼중수소는 인체에 유해성이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과학자들은 밝혔다. 이 소장은 "자연 상태 물(1~4㏃)의 3~13배, 우유(2.1㏃)의 6배 수준"이라며 우리나라 기준은 물론 세계 각국과 세계보건기구의 방사선 기준에도 크게 미달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차례에 걸쳐 각각 월성 주변 주민 495명, 931명에 대한 삼중수소 피폭량을 조사한 결과 연간 최대 0.6마이크로시버트(μ㏜)만큼 피폭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법적 선량 기준인 1밀리시버트(m㏜)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연간 바나나 6개를 먹었을 때 발생하는 피폭량(0.6μ㏜)과 비슷하다.
강 교수는 월성 원전 인근 주민들의 소변을 검사한 결과 연간 피폭량이 0.002m㏜로, 일반인 선량 한도인 연간 1m㏜의 1000분의 2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나나뿐만 아니라 쌀, 버섯, 고기, 육류에도 다양한 방사성 물질이 들어 있다"며 "삼중수소는 대부분 물 형태로 존재하며 체내에 들어오면 주로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설명했다.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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