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서 되살아난 한국 첫 여성 영화감독

최진숙 입력 2021. 1. 18. 17:06 수정 2021. 1. 1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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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옥(1923∼2017)은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들쳐업고 나이 서른둘에 영화 '미망인'(1955년)을 만들었다.

출산 후 사흘만에 영화관을 찾았을 정도로 일에 욕구가 남달랐던 여인이다.

이 박남옥이 우리나라 첫 여성 영화감독이다.

한국 여성 영화감독은 1세대 박남옥, 홍은원, 최은원 이후 30년이 지나서야 그 명맥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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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극장, 박남옥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 20일 초연
박남옥 역을 맡은 소리꾼 김주리
박남옥(1923∼2017)은 생후 6개월 된 아이를 들쳐업고 나이 서른둘에 영화 '미망인'(1955년)을 만들었다. 출산 후 사흘만에 영화관을 찾았을 정도로 일에 욕구가 남달랐던 여인이다. 감독이면서도 배우, 스태프 등 그많은 영화식구들 밥을 직접 챙겼다고 한다. 그러나 그가 남긴 영화는 '미망인' 단 한편이다. 이 박남옥이 우리나라 첫 여성 영화감독이다. 국립극장이 박남옥을 집중 조명하는 기획공연 '명색이 아프레걸(apres-girl)'을 20일부터 24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초연한다.

'아프레걸'은 6·25전쟁 후 새롭게 등장한 여성상을 일컫는 당대 신조어였다. 봉건 관습을 거부하며 주체적 역할을 찾던 여성들을 지칭했다. 경북 하양 출생으로 일제강점기, 6·25전쟁 격동의 시절을 보낸 박남옥의 전체 삶은 아프레걸과 부합한다. 한국 여성 영화감독은 1세대 박남옥, 홍은원, 최은원 이후 30년이 지나서야 그 명맥이 이어진다. 1980년대 이미례, 1990년대 임순례의 등장으로 비로소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 길의 물꼬를 터준 박남옥의 성취와 분투에 작품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명색이 아프레걸'은 박남옥의 학창시절과 못다 이룬 꿈, '미망인'의 제작과정, 영화속 장면을 오가는 극중극 형식이다. 전후 비극적인 사회분위기 속에 새롭게 등장한 진취적인 여성, 이를 바라보는 당대 풍경까지 입체적으로 다룬다. 연극계 20년 콤비 연출가 김광보, 작가 고연옥이 다시 손을 잡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두 사람은 2001년 '인류 최초의 키스'를 시작으로 그간 20여편 넘는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다. 음악은 작곡가 나실인이 맡았다.

출연진 스케일도 볼만하다. 국립극장 3개 전속단체, 국립창극단·국립무용단·국립국악관현악단이 한꺼번에 투입된다. 이들 3개 단체가 한 무대에 오르는 것은 2011년 국가브랜드 공연 '화선 김홍도' 이후 10년 만이다. 박남옥 역은 창극단 간판배우 이소연과 객원 소리꾼 김주리가 번갈아 맡는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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