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참담한 심경".. 계열사들, 각자도생 체제로

이재은 기자 2021. 1. 1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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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005930)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아 법정구속되면서 삼성이 2년여만에 다시 '총수 부재' 상황에 직면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김현석 CE부문 사장·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중심의 3인 체제로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이 대규모 M&A를 성사시킨 건 지난 2016년 이 부회장 주도로 미국 전장 업체 하만을 약 9조원에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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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005930)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 받아 법정구속되면서 삼성이 2년여만에 다시 ‘총수 부재’ 상황에 직면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재판 직후 "공식 입장은 없다"면서도 "참담한 심경"이라고 토로했다.

이 부회장의 구속은 삼성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었던 최악의 시나리오다. 삼성은 이미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췄기 때문에 일상적인 경영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다만 총수의 결단력이 필요한 대규모 투자, 인수합병(M&A) 결정에 차질이 생겨 삼성의 미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삼성그룹은 전문경영인을 중심으로 비상경영 시스템을 가동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컨트롤타워 없이 이 부회장이 제한적으로 옥중경영을 하고 계열사별 최고경영진과 이사회가 경영을 책임지는 각자도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과거 삼성그룹의 경영 구조는 총수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미래전략실, 계열사 중심 전문경영이라는 세가지 축이 중심이었다. 이후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면서 미래전략실은 2017년에 해체됐고, 정현호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가 신설돼 그룹 전반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았다.

삼성그룹은 미래전략실 해체 1여년 만인 2018년 총 3개의 TF를 출범시켰다. 계열사를 전자, 비전자, 금융 3개 소그룹으로 나눈 뒤 각각을 지원하는 3개의 TF를 신설했다. 미래전략실을 해체하면서 그룹 컨트롤타워가 사라졌다는 우려가 커지자 일종의 미니 컨트롤타워를 구축한 것이다.

전문경영인이 삼성그룹 계열사 경영을 도맡고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삼성물산(028260)EPC경쟁력강화 TF, 삼성생명(032830)금융경쟁력제고 TF가 소그룹별로 계열사간 조율이 필요한 사안을 지원하는 구조다. 삼성전자의 사업지원 TF는 과거 미래전략실 소관이었던 고위 경영인 인사 등을 담당하는 등 일부 기능을 이전받았다.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사업지원 TF가 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TF는 그룹 전반을 아우르는 결정을 내릴 만한 권한이 없어 앞으로도 계열사의 일상적인 경영 이상을 지원하기 어려울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업지원 TF를 '미래전략실의 부활'로 인식하는 부정적인 평가 때문에 삼성도 TF의 역할을 확대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삼성 계열사는 앞으로 상당기간 각자도생해야 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김현석 CE부문 사장·고동진 IT·모바일(IM)부문 사장 중심의 3인 체제로 위기에 대응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은 최근 인사에서 지난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을 이끈 주역으로 꼽히는 이들 대표이사 3인을 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 부회장의 국정농단 재판 관련 리스크와 코로나로 인한 경영 불확실성을 고려해 혁신보다 안정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수 부재 여파로 이 부회장이 추진 중인 ‘뉴삼성’은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미래를 위한 투자와 같은 중요한 사항은 이 부회장이 직접 결정하는 옥중 경영을 할 가능성도 있지만, 수감 상태에서는 보고 받은 자료만으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만큼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구속 상태에서 이 부회장이 어떻게 직접 경영에 참여하겠느냐"며 "총수 부재 상태에서는 M&A와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대규모 M&A를 성사시킨 건 지난 2016년 이 부회장 주도로 미국 전장 업체 하만을 약 9조원에 인수한 것이 마지막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해외에서 직접 하만 관계자를 만나며 이 거래를 성사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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