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또 총수 부재..삼성 '초격차 전략' 차질 불가피
불확실한 시기 속 리더십 공백으로 의사결정 지연 우려
2030년까지 133조 투자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 빨간불
파운드리 공장 증설·미래 성장동력 육성도 '시계 제로'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미중 패권 다툼 등 극도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 아래에서 총수인 이 부회장마저 재수감되면서 삼성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은 매우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를 비롯한 산업 전반이 대전환기인데 투자부터 인수합병(M&A) 등 중요한 의사 결정을 내릴 리더십이 부재한 상황이 현실화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삼성이 우리나라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삼성의 위기는 대한민국 경제 전반의 위기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16년 11월 이후 대형 투자 끊겨
실제 삼성은 지난 2017년 2월 이 부회장이 구속되고 이듬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나기까지 1년간 중요한 투자 계획과 의사 결정, 인사 등이 미뤄지며 암흑기를 보낸 바 있다. 수조 원 단위의 대규모 M&A는 사법 리스크가 불거지기 직전인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자 장비(전장) 업체 하만을 8억 달러에 인수한 뒤 지금까지도 명맥이 끊긴 상태다.
당장 삼성전자가 올해 ‘슈퍼 사이클(초호황)’이 예상되는 반도체 시장 경쟁에서 낙오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와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업체들은 대규모 M&A 및 투자를 선제적으로 단행하며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 지난해 미국 엔비디아는 영국 반도체 설계 회사 ARM을 인수하기로 했고 SK하이닉스도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을 품에 안았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 업체인 대만 TSMC는 삼성전자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올해 설비투자로 250억∼280억 달러(약 27조~31조 원)를 집행할 계획이다. 증권 업계에서 예상하는 삼성전자의 올해 시스템 반도체 투자액 12조 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우리 경제 미래 신사업 전략 차질 빚을 수도
삼성 반도체 신화의 주역인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은 지난해 사내 방송을 통해 “전문 경영인이 적자가 누적되고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몇 조 원의 투자를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최근 “삼성이 장기화하는 리더십 공백 때문에 인텔처럼 점진적인 하락세에 처할 위험이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재구속으로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 육성이 차질을 빚으며 국가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은 2018년 향후 3년간 180조 원 투자 계획을 밝히며 인공지능(AI)과 5세대(5G) 이동통신, 바이오,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이번에 집행유예가 선고될 경우 글로벌 현장 경영을 재개하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었으나 구속 결정으로 물거품이 됐다.
삼성이 신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시스템 반도체와 바이오 등은 우리 정부가 적극 육성하려는 미래 신사업 분야들이다.
한 경제 단체 관계자는 “삼성의 사법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등 삼성이 주축이 돼 진행되는 범국가적인 미래 성장 동력 육성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재용·전희윤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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