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김민정 작가 "소설 표절은 영혼 도둑질" 법적 대응 검토

오경묵 기자 2021. 1. 18. 16: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소설 ‘뿌리’의 작가 김민정씨가 자신의 작품을 무단 도용해 5개의 문학상을 받았다고 자신이 지목한 남성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김씨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번 주 중으로 천천히 해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이렇게 소설을 통째로 도용한 일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고 들은 적도 없는데 그 피해자가 제가 됐다는 게 굉장히 슬펐다”며 “무엇보다 글을 쓰기 위해 노력한 제 시간과 노력 그 자체가 부정당하는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어 “(도용은) 영혼의 도둑질이라고 하는 게 맞는 것 같은데 소설이나 문학 같은 경우에는 삶에서의 생각과 느낌이 전제가 되어야 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글을 통째로 도용했다는 것은 결국 그 사람의 삶 자체를 도용하는 것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등단 작가가 아닌 대학생이라고 밝힌 김씨는 “제가 대학생이고 유명하지 않은 일반 학생이어서 이름 없는 사람의 글을 도용하면 들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슬프다”고 했다.

김씨는 해당 남성과 전혀 모르는 사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5일 인스타그램 댓글을 통해 도용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김씨는 문제의 남성에 대해 “제가 알기로는 고려대학교 세종캠퍼스에 다닌다고는 들었는데 그것 외에 다른 사실에 대한 진실 여부는 잘 모르겠다”며 “(문학상 외에도) 다른 사진 공모전이나 경제 공모전도 (도용·표절 작품으로) 나가서 상을 받은 것으로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김씨는 “(해당 남성은) 타인의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인식 자체가 없는 듯 했다”며 “그것을 페이스북에 전시해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인격을 이야기하는 그런 모습처럼 보였다”고 했다. 김씨의 소설을 도용한 남성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각종 공모전 수상 실적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대부분 삭제했다.

김씨는 문학상 주최 단체를 향해서도 “논문 표절을 검토하는 것처럼 소설도 표절과 도용 검사 시스템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018년 소설 ‘뿌리’로 백마문화상을 받았다. 그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소설 ‘뿌리’의 본문 전체가 무단도용됐으며, 도용한 분이 2020년 다섯 개의 문학공모전에서 수상했다는 것을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며 “구절이나 문단이 비슷한 표절의 수준을 넘어, 소설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그대로 투고한 명백한 ‘도용’이라고 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