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삼성의 '재판 리스크'.. 최소 수년간 법정다툼 더 해야

송기영 기자 2021. 1. 1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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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005930)부회장이 18일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다시 수감되면서 이 부회장과 관련된 다른 재판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028260)불법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분식회계 의혹 재판(경영권 불법 승계 재판)도 받고 있다. 경영권 불법 승계 사건은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위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독대하고, 최순실-정유라 모녀를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경영권 불법 승계 재판은 당초 이달 14일 두번째 공판준비기일이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공판준비기일이 무기한 연기됐다. 검찰이 제출한 수사기록만 368권, 약 19만쪽에 달하는데다 삼성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최종 판결이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 재판이 3~5년은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연합뉴스

재판의 최대 쟁점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의 위법성 여부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이다. 2015년 5월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발표하면서 합병비율을 1 : 0.35로 결정했다. 제일모직 주식 가치를 삼성물산의 약 3배로 평가한 것이다.

검찰은 삼성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조직적으로 제일모직 주식 가치를 높였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23.3%를 보유하고 있었지만, 삼성물산 주식은 없었다. 이 합병으로 이 부회장은 그룹 내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 16.5%를 보유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검찰은 삼성이 이 부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 확대와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합병 비율을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삼성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비율을 결정하면서 당시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가치를 과다 계상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부채를 감춰 4조5000억원대의 분식회계를 했다는 것이 검찰측의 주장이다. 검찰은 2012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제약사 바이오젠과 공동으로 삼성에피스를 설립할때 콜옵션(주식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이 부여됐는데 콜옵션 보유 사실이 회계장부에서 빠져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콜옵션 보유는 부채로 처리된다. 이후 2015년 제일모직-삼성바이오로직스 합병 이후 1조8000억원의 관련 부채를 재무제표에 반영했다.

재판의 핵심은 이런 과정에 이 부회장이 보고를 받고 지시를 했는지 여부다. 검찰은 한 예로 2018년 5월 5일 이른바 ‘어린이날 회의’를 통해 삼성 임원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관련 증거를 없애기로 했고, 5일 후인 같은달 10일 이 부회장 주재로 열린 ‘승지원 회의’에서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회의는 열렸지만 회계 관련 내용은 없었다"며 "(경영 승계 과정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직접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다는 구체적 증거는 재판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은 2017년 6월 국정 농단 사건 재판에서 "합병에 미래전략실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증언한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팀장, 김신 전 삼성물산 대표 등을 위증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이 끝이 아니다. 이 부회장이 피고는 아니지만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재판이 남아 있다. 삼성전자서비스와 에버랜드의 노조와해 사건 항소심이 현재 진행 중이다. 검찰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이 부회장도 기소할 계획이다.

불법 경영권 승계 재판과 연계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행정소송(피고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삼성물산 합병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소송(민사) 등도 기다리고 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 인멸 재판의 경우 1심에서 관련자들이 중형을 선고 받았다.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 인멸 역시 이 부회장의 지시로 진행됐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추가 기소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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