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우리는 언제 우주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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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은 인류 최초로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디디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될 때다.
그만큼 당시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은 달 착륙과 거리가 멀었다.
중국 달 착륙선 창어가 전 세계의 미디어를 연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우주 경쟁은 국민 생명과 국가 명운을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고, 우주 경쟁을 위한 우주자주권은 수송 수단인 발사체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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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은 인류 최초로 닐 암스트롱이 달에 첫발을 내디디는 장면이 전 세계로 생중계될 때다. 분명 가슴 뛰는 역사 사건이었지만 딴 세상 사람들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당시 우리나라 과학기술 수준은 달 착륙과 거리가 멀었다.
지금은 어떤가. 미국은 오는 2024년 여성을 최초로 달에 보낸다고 한다. 중국 달 착륙선 창어가 전 세계의 미디어를 연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화성 탐사선 시험에 깜짝 놀라면서 유튜브를 본다. 1969년 그때와 마찬가지로 이것들이 딴 세상 사람들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은 왜일까.
그때와 다르게 지금 한국 경제 규모는 세계 10권 내에 속한다. 과학기술에 투자하는 규모는 세계 5위 수준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투자 규모는 세계 1위 수준이다. 과학기술 역량 평가에서도 세계 7위권에 속한다. 1969년과는 모든 면에서 국격이 달라졌다. 그런데 우주에서의 기술 수준은 여전히 격차가 크다. 특히 우주 자주권에서는 격차가 조금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지금 자력으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 3개국밖에 없다. 자력으로 달에 갈 수 있는 수송 능력을 보유한 나라는 유럽, 일본, 인도를 더해 총 6개국이 된다. 달 경제권이 현실화할 경우 그 과실을 맛볼 나라는 결국 이들 6개국 밖에는 없다는 말이다.
그러면 왜 이런 격차가 발생하는가. 독자 우주 활동에 필수인 수송 수단은 발사체다. 이것을 확보하기 위해 얼마나 일찍, 얼마나 많이 투자했는지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과는 비교하기가 부끄럽다. 유럽을 보자. 1970년대 초부터 아리안1을 시작으로 현재의 아리안5, 올해부터 발사하는 아리안6 등의 개발 비용으로 150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왔다. 개발 당시 금액으로 20조원 이상의 어마어마한 예산이다. 일본은 어떠한가. 1970년 이전의 고체 로켓은 제외하고 1970년 초부터 시작된 N-I 개발을 시작으로 현재의 H-IIB, 지금 개발하고 있는 H3 로켓 개발 비용으로 80억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일본이 투자한 예산 또한 당시 비용으로 10조원 이상이 된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족히 30조원이 넘는 금액이다. 그러면 이들 국가는 왜 이런 엄청난 예산을 발사체 개발에 사용하고 있는가. 우주 경쟁은 국민 생명과 국가 명운을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고, 우주 경쟁을 위한 우주자주권은 수송 수단인 발사체에서부터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우주의 독자 첫걸음인 누리호 발사가 8개월 지연돼 올해 10월에 예정돼 있다. 그리고 누리호 후속형 개발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가 지금 진행되고 있다. 일본과 비교하면 30년 늦게 시작했다. 지금까지 투입된 예산도 턱없이 적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너무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부정 의견도 들린다. 엄청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사업이니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하다. 그러나 반드시 긍정 관점에서 검토돼야 한다. 우주 선진국은 왜 그렇게 많은 예산을 발사체 개발에 사용하는지 새겨봐야 한다. 경제 공동체인 유럽과의 비교는 어렵다 하더라도 일본과는 어떤가. “일본은 우리와 비교가 안 되는 경제 대국이다”라고 계속 핑계 댈 일이 아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뛰어넘어야 할 대상이다. 일본의 발사체는 그렇게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도 아직 경제성이 많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일본은 조치일관 흔들림 없이 발사체 개발에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우주 선진국인 그들이 어리석기 때문일까. 곰곰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양수석 한국항공우주연구원 기획정책본부장 ssyang@ka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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