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운명의 날', 삼성그룹주 시총 28조 증발
일부 조정 등 겹치며 낙폭 커져
코스피에도 영향..2.33% 하락
[경향신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년여 만에 다시 법정구속된 18일 삼성 관련주들의 주가가 크게 출렁거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3000원(3.41%) 하락한 주당 8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나오기 직전인 오후 2시쯤 8만6200원으로 2.05% 하락하더니 법정구속 소식이 전해진 직후에는 8만4100원까지 떨어졌다. 이후 매수세 유입으로 일부 낙폭이 회복되면서 장을 마쳤다.
이는 지난 11일 찍은 장중 9만6800원 신고가 기록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이 부회장의 법정구속 소식에 최근 급등에 따른 일부 조정 등이 겹치면서 주가 하락 폭도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래량은 전장(3343만주)보다 늘어난 4249만주를 나타냈고, 외국인이 98만주를 매도한 반면 개인과 기관이 각각 14만주와 56만주를 순매수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이자 삼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의 주가 낙폭이 가장 컸다. 삼성물산은 이날 1만500원(6.84%) 떨어진 14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최상단에 있는 삼성물산은 상장계열사에 대한 지분 가치가 높은 데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별세 이후 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 납부 계획으로 배당 확대 등 그간 기대가 높았다.
이 밖에도 삼성생명이 4100원(4.96%) 하락한 7만8500원에 마감했고, 삼성SDI도 3만1000원(4.21%) 떨어진 70만6000원을 기록했다. 삼성SDS(-3.19%), 삼성전기(-1.99%) 등 대부분의 삼성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했다.
반면 그간 하락권이던 호텔신라는 이 부회장 선고가 나온 직후 7% 상승한 9만900원까지 치솟았다가 전 거래일보다 1200원(1.41%) 떨어진 8만3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호텔신라 이부진 대표가 이 부회장의 동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은 전 거래일 803조5000억원에서 775조6000억원으로 약 28조원(3.48%) 줄어들었다.
이날 삼성 관련주가 모두 하락하면서 코스피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스피는 이 부회장 구속 소식이 알려진 직후 장중 낙폭을 키워 오후 한때 3003.89까지 밀리며 3000선을 간신히 사수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71.97포인트(2.33%) 내린 3013.93에 마감됐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설]이재용 2년6개월 징역형, 정경유착의 고리 끊는 계기 되길
- '적극적 뇌물공여' 이재용에 징역 깎아준 법원, 왜?
- 86억 뇌물로 ‘가중’, 대통령 요구 거절 어려움에 ‘작량감경’
- 이재용 부회장 2년6개월형 재수감
- ‘사법 역할’ 확장과 논란 부르는 판사…이재용 파기환송심 재판장 정준영
- 시민사회단체 “기회주의적 판결…죄질에 비해 형량 턱없이 낮아”
- 실형 피하려던 노력들 무위로…3년 만에 또 ‘총수 없는 삼성’
- 이재용 측, 재상고심 갈까
- "실형에 처한다"...이재용, 짧은 한숨과 함께 눈 질끈 감아
- 공군 20대 장교 숨진 채 발견···일주일 새 군인 4명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