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랬듯..문 대통령 회견에 여야 엇갈린 평가

여 "솔직 소상"..야 "허무한 120분"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새해 기자회견에 대한 여야 반응은, 늘 그랬듯이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과 소통하려는 대통령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정의당도 대체로 긍정 평가했다. 반면 보수 야권은 실망스럽다는 반응 일색이었다.

민주 “솔직 소상한 설명”…정의 “뒤늦은 등장”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솔직하고 소상하게 설명했다.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대책도 다양하게 제시했다. 국민이 희망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최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에 관해 ‘국민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해 “공감하고 존중한다. 연초 당 지도부는 당사자의 진정한 반성과 국민 공감대가 중요하다는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대통령 말씀은 당 지도부 입장과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낙연 대표도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님의 뜻을 존중한다. 대통령님 말씀으로 그 문제는 매듭지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백신 접종 관련 발언을 두고선 “전 국민 백신 무료접종과 연내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했다. 케이(K)방역이 세계 최고의 모범 국가 위상으로 이어지도록 초당적인 정치권의 협력이 이어져야 한다”고 최 대변인은 덧붙였다.

정의당도 대체로 긍정 평가했다. 정의당은 “사전 질문 없이 지난해와 올해 주요 현안에 대해 대통령의 입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윤 갈등)수습책을 제시해야 할 때를 놓치고 이제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뒤늦은 대통령의 등장”이라고 꼬집었다. 전직 대통령 사면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선 “민주당 이낙연 대표의 안 하느니만 못한 사면 논란을 조기에 수습했으면 더 나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허무한 120분”, 국민의당 “변명의 달인”

보수 야권은 일제히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내놨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이 듣고 싶은 말보다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로만 채운 ‘허무한 120분’이었다. 겸허한 실정 인정, 과감한 국정전환은 단단한 착각이었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특히 문 대통령이 입양아동 학대 사망 사건에 대한 대책으로 ‘입양 취소’ 등을 언급한 대목을 놓고는 “‘정인이 사건’ 방지책이 결국 ‘교환 또는 반품’인 건지 궁금하다”며 “입양 부모의 마음이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취소하거나 아동을 바꿀 수 있다는 대목에 이르러선 귀를 의심했다. 인권 변호사였다는 대통령 말씀 그 어디에도 공감과 인권, 인간의 존엄은 없었다”고 반발했다. 같은 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현장 방문은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도 보여주기 행정으로 많이 쓰이던 방식인데,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현장 방문을 많이 했다는 답변은 어이가 없었다”고 꼬집었다.

국민의당도 안혜진 대변인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이 관점이나 견해의 차이로 치부하는 듯해 국가 수장으로서 무책임함을 부각하기에 충분했다”며 “(이들의) 갈등으로 빚어진 국정 혼란과 초래된 손실을 ‘삼권분립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고, 민주주의가 아주 건강하게 작동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둔갑시키는 능력은 변명의 달인 수준이라 불려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고 비판했다.

김원철 노현웅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