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사면 불가론'에..이낙연 '호남행' 무거운 발걸음
李 "대통령 뜻 존중" 짧은 입장 낸 후 말 아껴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18일 사면론에 선을 그은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확인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곧바로 정치적 고향인 호남으로 향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다. 이어 천주교 광주대교구청을 찾아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주교를 예방한다.
이에 이 대표는 오전 중 기자들과 만나 "그 전부터 검토했고 많이 늦었다"며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고통받는 전통시장을 방문하고 종교지도자(김희중 천주교 광주대교구장)를 뵙게 될 것"이라며 이번 광주 일정의 취지를 전했다.
이 대표의 5·18 민주묘지 참배는 지난해 10월 이후 3개월여만이다. 올해 첫 지역 일정으로 광주를 선택한 것은 최근 정부·여당을 비롯해 이 대표의 지지율까지 흔들리고 있어 텃밭 민심을 다잡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이날 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면 불가' 입장을 명확히 함에 따라 처음 이 문제를 제기한 이 대표의 발걸음은 더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사면론을 꺼낸 배경에 대한 의구심도 더욱 증폭될 전망이다. 문 대통령과 면담을 통해 사면에 대한 공감대와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과 교감이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확인되지 않음에 따라 이 대표가 '사면 건의' 의사를 공공연히 밝힌 것은 경솔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이 대표는 정부·여당은 물론 본인의 지지율을 끌어올려야 할 위기에서 이날 기자회견 후폭풍까지 더해져 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해 "지금은 사면을 말할 때가 아니다"라며 "재판 절차가 이제 막 끝났다. 그런데 그 선고가 끝나자마자 돌아서서 사면을 말하는 것은, 비록 사면이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지만 대통령을 비롯해 정치인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권리는 없다"고 했다.
이어 "국민들이 사면에 공감하지 않는다면 이 사면이 통합의 방안이 될 수 없다"면서 "사면을 둘러싸고 또다시 극심한 국론 분열이 있다면 그것은 통합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국민통합을 해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만 전임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도 많이 있고, 그분들 가운데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서 매우 아파하거나 안타까워하시는 분들도 많으시리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국민들의 아픔까지도 다 아우르는, 그런 사면을 통해서 국민통합을 이루자, 라는 의견은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꺼낸 사면론에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하면서도 '정치인에게 그럴 권리가 없다'나 '국론 분열시 국민 통합을 해칠 것'이라는 점을 들어 강한 어조로 사면론이 '시기상조'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국민 통합은 사면론과 관련해 이 대표가 세운 대의명분이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는 짧은 입장을 낸 후 말을 아꼈다.
당은 앞서 사면론에 대한 당내 갈등이 표면화하자 '국민적 공감대와 당사자의 반성이 전제돼야 한다'는 공식입장을 정했다. 이 대표도 당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으로 매듭을 지었지만, 일각에선 청와대와 사전 교감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면론에 불을 지폈다.
최근에는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이 대표와 만나 사면론을 제안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이 대표 측은 만남은 인정하면서도 사면론을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사면론은 휘발성이 큰 주제이자 궁극적으로 대통령 임기 중에 풀어야 할 문제인 것은 사실"이라며 "야권에서 적반하장 식 반응이 없었다면 대통령의 말씀도 달라질 수 있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도 국민 통합을 위해선 어느 시기에서는 사면을 얘기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계신다. 지금이 아닐 뿐 필요성은 인정했다. 당의 입장과 비슷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정책부터 보궐선거까지 현안에 더 주력해 이 대표만의 강점을 선보일 것"이라 했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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