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 굶겨 죽이나" vs "오일장 열면 코로나19 확산"

이해용 2021. 1. 1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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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걸려 죽나, 굶어 죽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18일 오전 강원 동해시 북평민속오일장에 좌판을 편 오모(50.동해시)씨.

동해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북평민속오일장 노점상을 대상으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이 날 오일장 곳곳에는 공무원들이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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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시 노점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오일장 상인들 반발

(동해=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코로나19에 걸려 죽나, 굶어 죽나 마찬가지 아닙니까."

"자식 굶겨 죽일 수 없어서" (동해=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강원 동해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북평민속오일장 노점상을 대상으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18일 한 노점상이 생선을 팔고 있다. 2021.1.18

18일 오전 강원 동해시 북평민속오일장에 좌판을 편 오모(50.동해시)씨.

동해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북평민속오일장 노점상을 대상으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이 날 오일장 곳곳에는 공무원들이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키고 있었다.

그런데도 오씨는 생선을 내려놓고 행인과 운전자를 대상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집합금지 명령에 오일장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다 보니 그는 조금이라도 더 팔기 위해 4마리 1만원에 팔던 생선을 5마리 주겠다고 소리쳐봤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오씨는 "어머니, 자식과 함께 이거 아니면 먹고 살길이 없는데 코로나19로 1년에 5개월밖에 장사를 하지 못했다"며 "코로나19에 걸리나, 내 자식들 굶겨 죽이나 똑같을 것 같아 나왔다"고 한숨을 쉬었다.

18일 강원 동해시 북평민속오일장에서 한 노점상이 집합금지 행정명령으로 오일장이 휴장한다는 문자를 살펴보고 있다. [촬영 이해용]

일부 상인들은 확진자가 많이 나온 대구와 원주에서도 오일장을 허용했다고 주장하며 형평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북평오일장에서 20년 동안 장사를 해온 강모(64·삼척시)씨는 "지난달 18일부터 오일장이 또 휴장해 생계가 막막하다"며 "힘없는 사람들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대책을 찾아야 할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이날 동해시 공무원들이 감시에 나서면서 대부분의 상인은 트럭에 싣고 온 물건을 내리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관망했지만, 다음 달 설을 앞두고는 장사를 전면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시는 행정명령을 위반한 사람들에게는 관련 법규에 따라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역사가 200년이 넘는 북평민속오일장은 현재도 전국 5대 장터에 들어갈 정도로 규모가 크다.

(동해=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강원 동해시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북평민속오일장 노점상을 대상으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린 18일 한 노점상이 생선을 팔고 있다. 2021.1.18

김석호 전국노점상연합 수석 지부장은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은 다 영업하는데 오일장 노점상만 굶어 죽을 수는 없다"며 "과태료를 내더라도 생존권을 지키는 차원에서 오는 23일부터는 대대적으로 장사를 시작하겠다"고 예고했다.

코로나19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은 동해시는 이날 대시민 호소문까지 발표하며 협조를 당부했다.

인구 9만 명인 동해에서는 지난 17일 현재 확진자가 196명 발생했고, 이날도 10여 명이 추가 발생해 보건당국이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호소문 발표하는 심규언 동해시장 (동해=연합뉴스) 이해용 기자 = 최근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자 18일 심규언 강원 동해시장이 '코로나19 종식을 위한 대시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1.1.18

심규언 동해시장은 "오늘 아침 있었던 북평민속오일장 노점상인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확진자가 지속해서 발생해 애끓는 심정으로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령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일장의 경우 외부에서 오는 사람이 엄청 많은 데다 노약자들이 대부분이어서 코로나19가 확산할 위험이 크다"며 "상황이 진정되면 장을 열도록 하겠다"고 양해를 구했다.

dm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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