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 반도체투자·M&A·삼성판 ESG 패키지 모두 '물거품'
[파이낸셜뉴스]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삼성의 경영시계가 다시 올스톱될 전망이다. 삼성 총수인 이 부회장이 사법 족쇄를 풀지 못하면서 삼성전자는 수십조원에 달하는 반도체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뉴삼성'을 향한 당면과제가 전면 백지 상태로 돌아가게 됐다. 또 이번 판결에 따라 배당 확대 등을 포함한 새로운 주주친화정책과 삼성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에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도망가는 TSMC, 멀어진 이재용의 꿈
18일 재계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산업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 중인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반도체 비전 2030'에 따라 현재 2위인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서도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파운드리 1위인 대만의 TSMC가 올해 약 31조원 규모의 역대급 투자를 발표하면서 삼성과 격차를 벌리고 있어서다. 삼성전자도 올해 비모메리에 대한 시설 투자를 지난해 2배 수준인 12조원까지 늘릴 것으로 관측되지만 TSMC의 절반 수준도 안 되는 규모다.
자율주행차와, 5G 등 올해 반도체의 슈퍼사이클 전망이 잇따르면서 이 부회장은 선택과 집중의 기로에서 가장 효율적인 판단을 내려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실형 선고로 인해 삼성은 결재권자인 총수의 부재라는 시계제로에 부닥쳤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현재 공급 태부족인 시장환경을 감안할 때 올해 투자 확대는 불가피하다"며 "한정된 투자 역량을 감안해 이 부회장이 얼만큼 비메모리에 대한 투자 비중을 가져갈 지가 관전포인트였는데 이날 선고로 삼성은 물론 협력사 등 반도체 산업 전반에 악영향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사법리스크에 묶여 완전히 중단된 M&A도 현 상황을 유지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100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했음에도 지난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단 한건의 메가딜이 없었다. 특히 엔비디아의 ARM 인수,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사업 인수 등 반도체 업계가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을 때도 조용히 지켜만 봤다.
이날 이후 재계는 삼성이 총수 공백 우려를 해소하고 M&A 시장의 큰손으로 복귀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물거품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계약만 하지 않았지 내부의 M&A 담당부서는 물건 현황을 계속 추적해왔다"며 "전장,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반도체 등과 관련해 시장에 나온 유망 업체들이 규모와 상관없이 보고, 검토되고 있었다. 그런데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삼성판 ESG 경영, 주주환원도 '찬물'
삼성은 조만간 새로운 대규모 투자와 고용, 주주환원 정책 등을 종합한 '삼성판 ESG 패키지'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지만 재검토해야 될 상황에 놓였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8년 향후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고용 계획을 약속한 바 있다. 지난해 말까지 180조원 투자 중 130조원에 대한 국내 투자와 4만명 고용도 각각 완료했다. 아울러 2018~2020년 3년 동안 연간 9조6000억원을 배당한 주주환원계획도 지난해 말께 종료됐다.
삼성전자는 4·4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이달 28일 2021~2023년 3년간의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키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의 주주친화정책 기조와 이 부회장의 상속세 이슈 등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배당 정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행 50%인 주주환원율이 추가 강화되고 자사주 매입보다는 배당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다만 이 모두 이 부회장이 구속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비롯된 시나리오였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증시에서는 이 부회장의 사회·정치적 변수가 사라지면 주주가치 제고가 기대 이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었다"면서 "사법리스크를 해결하지 못하면서 변수가 상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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