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20홀드에 만족하지 않는 구승민, "한 경기라도 더 막을 수 있도록" [오!쎈 인터뷰]

조형래 2021. 1. 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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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부산, 곽영래 기자] 4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8회초 롯데 구승민이 역투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OSEN=조형래 기자] “한 경기라도 더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31)은 지난해 57경기 5승2패 20홀드 평균자책점 3.58의 기록을 남겼다. 2019시즌이 끝나기 전,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았고 무사히 복귀해 필승조로 돌아왔다. 

풀타임 필승조로 보낸 첫 시즌었고, 데뷔 후 처음으로 20홀드 기록을 달성했다. 이제는 계산 가능한 불펜진의 한 축이 됐다. 등판 경기의 30%에 가까운 16경기에서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팀이 위기 상황에 빠진 순간 언제나 호출을 받았다. 벤치의 신뢰는 두터웠다.

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 등판 상황별로 가중치를 부여해 승리 기여도를 따지는 WPA(승리 확률 기여도)는 2.13으로 롯데 국내 투수 중 1위에 올랐다. 롯데 전체 1위는 댄 스트레일리의 5.84(스포츠투아이 기준). 리그 불펜 투수들 가운데서도 수준급이었다. LG 정우영(3.04), KT 주권(2.96), KIA 전상현(2.91), 키움 조상우(2.90), 삼성 오승환(2.74), KIA 박준표(2.53), 한화 강재민(2.46)에 이은 8위였다. 롯데 최고의 불펜 투수라는 것이 기록으로도 확인 됐다.

구승민은 “아픈 것이 없었다. 많이 던지고 있다는 얘기들을 하셨지만 그래도 코칭스태프, 트레이닝 파트에서 정말 관리를 잘 해주셨다”면서 “수술을 하고 난 뒤라 걱정스러운 점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아픈 것 없이 부상 없이 큰 부담 없이 던질 수 있었다”고 되돌아봤다. 

부상을 털어내고 개운한 몸 상태로 데뷔 첫 20홀드를 달성했다. 그는 “19홀드에서 20홀드로 넘어갈 때 살짝 의식이 되기는 했다”고 웃었다.

그럼에도 기록과 별개로 아쉬운 점은 어쩔 수 없다. “기록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했고 마운드 위에서 내 결과에만 집중하려고 했다. 수치나 성적 신경쓰면 저에게도 마이너스였다”면서도 “만약에 팀이 흐름을 타고 있을 때 내가 좀 더 막았으면 높은 순위에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 부분이 정말 아쉽다”고 했다.

전반기(평균자책점 2.36)보다 후반기(평균자책점 5.19)에 부진했던 것도 되돌리고 싶은 부분. 그는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후반기에 실점을 많이 했다. 세부 지표들이 많이 좋지 않았다. 많이 맞았고 볼넷도 많이 내줬다. 올해에는 그런 부분도 좀 더 신경써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대책으로는 좀 더 구종 분포를 다양하게 하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기록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의하면, 필승조로 처음 자리 잡기 시작한 2018시즌 패스트볼 52.3%, 포크볼 28%, 슬라이더 19.6%의 비중을 기록했다. 포크볼에만 의존하지 않았고 슬라이더도 간간히 섞어 던졌다. 하지만 지난해는 패스트볼 비중은 52%로 비슷했던 반면 포크볼을 40%나 구사했다. 슬라이더는 7.7%밖에 던지지 않았다. 사실상 투피치 투수였다. 그는 “포크볼에 그만큼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슬라이더는 10%도 던지지 않았던 것 같다. 후반기 좋지 않았던 것이 구종이 단조로웠던 것이 이유일 수도 있다. 패스트볼과 포크볼 투 피치는 나도 부담스럽다. 슬라이더 비중을 좀 더 높여보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이상의 부상은 없다고 다짐한다. 3시즌 간 필승조 경험을 하면서 쌓인 내공도 그를 더욱 단단하게 한다. 그는 “몸이 100%가 돼야 성적도 나온다. 2019년에는 수치에 연연하다가 몸에 부담이 왔다. 하지만 2018시즌과 지난해, 수치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정립이 됐다. 기록은 마지막에 나오는 것이라는 다짐을 하니까 결과도 괜찮았다”면서 “다른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 것도 봤는데 이제는 팀 성적이 좀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한 경기라도 더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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