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유라클, 모바일 넘어 SW 서비스 플랫폼 회사로 새 역사 쓴다

김지선 2021. 1. 1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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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20주년 맞은 조준희 유라클 회장
'원하는 모든 걸 만드는 SW 세상' 새 비전 삼고
SW 개발서 유통 역할 확대 '상생 생태계' 구축
2030년 '매출 5000억' 글로벌 대표기업 도약 목표
조준희 유라클 회장

유라클은 2001년, 모바일 개념 조차 정립하기 어렵던 때부터 이 시장을 눈여겨봤다. 이제는 스마트폰 없이 세상을 살기 힘들다. 유라클이 개발한 모바일 개발 플랫폼 '모피어스'를 거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앱)이 없다. 대부분 스마트폰에 설치된 앱 가운데 하나 이상은 모피어스를 통해 개발됐다.

유라클이 19일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유라클은 모바일에 국한하지 않고 SW 전체를 아우르는 서비스 플랫폼 회사가 되는 것을 새로운 목표로 정했다. 20년간 흔들림 없이 회사와 산업을 위해 뛰어온 조준희 유라클 회장으로부터 사업의 시작과 앞으로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유라클을 창업한 계기는.

▲첫 사회생활은 대기업에서 시작했지만 늘 창업을 염두에 뒀다. 때문에 다양한 부서 업무를 경험하려 했고 해외 파견에도 적극 임했다. 해외 주재원 생활을 끝내고 웹 패러다임이 향후 모바일로 전환될 것을 직감했다. 모바일 플랫폼 중심의 회사를 2001년에 창업했다.

-당시에 봤던 기회는 어떤 것이었나.

▲2001년 이동통신망이 IS-95B 기반으로 바뀌면서 데이터 사용량으로 과금이 가능하게 됐다. 모바일 환경에서도 다양한 서비스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 창업했다.

첫 사업은 지금 스마트폰과 같은 PDA 단말에서 사용 가능한 증권 서비스였다. 증권사가 다양한 PDA 운용체계(OS) 개발, 운영에 어려움이 있음을 간파했다. 어떤 OS라도 서비스가 가능한 플랫폼 '모바일로'를 만들어 증권사에 제공했다. 사업 시작 1년차에 6개의 증권사가 모바일로 플랫폼을 사용했다. 이후 15개 증권사가 이용하는 대표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후 피처폰으로 디바이스 환경이 바뀌었다. 동일하게 다양한 OS에 대한 어려움이 존재했다. 엑스 모바일이라는 모바일 플랫폼을 출시해 금융권에 적용했다. 다중 OS를 하나의 소스로 대응하는 구상이 스마트폰 환경으로 이어졌고 이를 기반으로 회사 주력 제품인 모바일 앱 개발 플랫폼 '모피어스(Morpheus)'가 출시됐다. 유라클은 20년간 모바일 플랫폼을 이끌었다고 자신할 수 있다.

조준희 유라클 회장

-모바일 시장을 선도한 것 외에 다른 사업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초기 유라클이 봤던 시장은 단순한 증권 서비스 플랫폼만은 아니었다. 현재 스마트폰 시장과 같다. 이동통신사에 종속되는 폐쇄형 시장이 아니라 개방형 시장을 봤다. 증권서비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가 입점하는 PDA 포털 서비스와 서비스 과금 시장이 있다고 생각했다.

현재 앱스토어 모델을 PDA에서 구현한 사업을 진행했다. PDA 시장이 사장되면서 해당 서비스도 접게 됐지만 서비스를 구현할 때 과금 기술을 활용해 케이블 방송 시장의 과금 시스템을 70% 이상 구축했다. 덕분에 현재 국내 IPTV 사업자 가입자 관리, 과금 관리, 콘텐츠 관리 시스템을 운영한다. 실패를 성공 시나리오로 바꾼 사례다. 2008년에는 아파트 빌트인 형태의 유헬스케어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1만4000여세대로 확장했다.

2018년에는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미들웨어 '헤카테(HECATE)'를 출시했다. 블록체인 기반 인증, DID 제품을 지속 출시 중이다. 헤카테 제품은 서울시, 조폐공사, 이동통신사에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분야에 전략적인 투자를 한다. 챗봇 제품 출시를 눈앞에 뒀다. 향후에는 모바일 단말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빅데이터 솔루션을 출시할 계획이다.

-창립 20주년을 맞이해 새로운 비전을 선포했는데 간단하게 소개한다면.

▲창립 당시 30년 안에 국내 30대 기업이 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년을 달려왔다. 현재는 모바일 소프트웨어(SW)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한다. 앞으로는 모바일에 국한되지 않고 SW 전체를 아우르는 서비스 플랫폼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

고객, 파트너, 임직원이 바라고 원하는 모든 일을 유라클이 제공하는 서비스 플랫폼(SaaS) 안에서 이루게 하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다. 이러한 의미를 담은 '원하는 모든 것을 만드는 소프트웨어 세상'을 새로운 비전으로 정했다. 소통을 통해 나 자신, 동료,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것을 찾아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유라클의 궁극적인 목표다. 10년 후인 2030년에는 매출 5000억원을 달성해 글로벌 대표 SW기업이 되겠다.

-새로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실천 전략은.

▲새로운 비전이 실현되도록 세 가지 과제를 우선 진행할 계획이다. 첫 번째는 SW 회사에서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기존 납품형(온프레미스·On-premise) 제품을 서비스(SaaS) 형태로 바꾸는 것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납품'과 '서비스'라는 단어가 가진 본질에 더 집중하려 한다.

납품이 고객에게 한번 제품을 제공하고 문제가 있을 때 유지보수 하는 개념이라면, 서비스는 상시 고객과 연결된 개념이다. 고객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해 제품을 지속 개선시킬 계획이다.

두 번째로는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기업문화를 만들겠다. 기업은 하나의 유기체이며 소통은 이 유기체에 생명력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수단이다. 빅데이터, AI 등 기술 발달로 정보기술(IT)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이 매우 빠르게 변화하며 성장한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최고 경영진 의사결정도 중요하지만 현장으로부터 의견이 원활하게 반영되는 집단 지성으로 기업을 경영해야 한다. 올해 유라클 화두는 '하이테크(High tech)를 넘어 하이터치(High Touch)로 가는 것'이다.

세 번째는 '일터'가 아닌 '삶터'를 만드는 것이다. 유라클 임직원에게 항상 약속하는 것이 있다. 유라클이 단순한 일터로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임직원 삶을 윤택하게 만들 장소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개개인의 삶이 갈수록 팍팍해 지는 상황이다. 기업 구성원의 육아와 교육 등 임직원 삶의 질을 책임지는 회사, 개인의 경력과 목표를 달성하도록 지원하는 회사로 만들겠다.

조준희 유라클 회장이 회사 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새로운 비전인 '소프트웨어 세상'에서 유라클의 역할은 무엇인가.

▲SW를 직접 만드는 것을 넘어 SW를 유통하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궁극적으로 모든 산업의 최종적인 확장 형태는 유통이다. 유통채널을 가지면 산업에서 최종적인 리더가 될 수 있다. 아마존이 어떤 산업에 진입하면 기존 업체 주가가 떨어지는 '아마존 효과(Amazon effect)'라는 것이 있다. 이는 아마존이 강력한 유통 채널을 구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유라클의 모피어스 모바일 플랫폼에는 모든 SW가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환경(API) 형태로 연결될 수 있다. 다양한 SW를 모피어스와 연동해 유통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도 보안제품을 비롯한 50여종 제품이 연동됐다. 다양한 SW 제품을 모피어스와 연동해 유통하는 생태계를 구축해 상생하려 한다. 궁극적으로는 국내 SW를 해외에 유통하는 단계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예비 창업자 등 젊은 이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꿈을 가지라고 얘기하고 싶다. 가진 것이 없이 시작했지만 창업이라는 꿈을 갖고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하지만 꿈을 단순히 갖는 것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꿈을 이루고자 하는 구체적인 세부 계획이 있어야 한다. 세부 계획을 다시 단기 목표로 잘게 나누고 하나하나를 성취해가면서 꿈에 다가서야 한다.

코로나로 많은 기업이 위축돼 취업 등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안다. 하지만 언택트 산업은 성장한다. 이와 관련된 SW 업종은 적은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하다. 향후 30만명의 SW 개발자가 부족한 업계 현실을 볼 때 SW 개발자에 대한 도전도 고려해볼 만하다. 어렵겠지만 꿈을 갖고 단계적으로 꾸준히 정진하길 바란다.

-최근 한국SW산업협회 차기 회장으로 추대됐다.

▲2월 총회에서 정식 선임될 때까지는 말을 아끼고 싶다. 취임한다면 “회원사와 SW 산업을 위해 일하고 발로 뛰는 협회가 되겠다”고 전하고 싶다.

조준희 유라클 회장

○조준희 유라클 회장은...

조준희 유라클 회장은 고려대 대학원 컴퓨터공학 석사 출신으로 현대그룹 싱가포르 동남아 사업본부 등을 거쳐 2001년 유라클을 창업했다. 2013년부터 게임빌 사외이사를 역임 중이며 2019년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 부회장을 거쳐 올해 협회장 취임을 앞뒀다. 2015년 행정자치부장관 표창, 2016년 대한민국 소프트웨어기업 경쟁력 대상 최우수상, 2019년 소프트웨어산업발전 유공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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