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원전 삼중수소, 바나나 6개 먹을때의 피폭량..암 유발 위험 없다"

조소영 기자 2021. 1. 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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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원자력학회·대한방사선방어학회 공동 기자간담회
정용훈 교수 "민간조사단? 원안위 존재가치 던지는 것"
경북 경주시 감포읍발전협의회와 주민들이 18일 한수원(주)월성원자력본부 홍보실 앞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삼중수소 누출 논란 등과 관련 더불어민주당이 2년 전에 나온 자료를 마치 방금 나온 것처럼 문제를 삼고 있다"며 탈핵정치를 즉각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2021.1.18/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경북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지하수에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 삼중수소를 둘러싼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피폭량이 바나나 6개 섭취에 해당할 정도로 주민 건강에 영향이 없으며 불필요한 공포라고 주장했다.

18일 한국원자력학회와 대한방사선방어학회는 '월성원전 삼중수소, 정말 위험한가'를 주제로 한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사안에 있어 주민에게 미치는 건강 영향은 무시할 수준"이라는 데에 입을 모았다.

월성원전 논란은 지난 2019년 원전 지하 배수관 맨홀에서 삼중수소가 물 1리터(ℓ)당 71만3000베크렐(㏃) 검출됐다는 한국수력원자력의 보고서가 최근 공개되면서 촉발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탈핵운동가 등은 이 수치가 배출 관리 기준치인 17.8배를 초과한 것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정용훈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이날 간담회에서 월성원전 주변 지역주민들이 받고 있는 피폭량의 크기와 그 영향에 대해 자료를 제시하고 이번 삼중수소 문제로 인한 주민 건강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1차 분석기간(2014년 6월~2015년 9월) 495명 대상의 소변검사에서 평균 5.5㏃/ℓ, 최대 28.8㏃/ℓ이 검출됐고 피폭량은 약 0.6마이크로시버트(uSv)로 법적 선량 기준인 1밀리시버트(mSv) 대비 1만분의 6 수준으로 파악됐다.

2차 분석기간(2018년 11월~2020년 7월) 931명 대상의 같은 검사에서는 평균 3.1㏃/ℓ, 최대 16.3㏃/ℓ가 검출됐고 피폭량은 약 0.34uSv로 법적 선량기준 대비 1만분의 3.4 수준으로 분석됐다.

정 교수는 "이는 1회 측정 50uSv인 흉부엑스레이 기준 매우 미미한 양"이라며 "음식으로 인한 피폭과 비교했을 때 연간 바나나 6개를 먹을 경우 0.6uSv 피폭이 발생하기 때문에 1차 조사 결과는 바나나 6개, 2차 조사 결과는 바나나 3.4개 섭취에 해당하는 피폭량"이라고 말했다.

14일 경북 경주시 앙남면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 홍보실 주차장에서 원전 인근 주민 30여명이 최근 논란이 된 삼중수소 문제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해줄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1.14/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한마디로 흉부엑스레이를 찍는 것보다 피폭량이 낮고 통상 바나나 3~6개를 먹으면 흡수할 수 있는 피폭량의 크기와 맞먹는다는 뜻이다.

그는 또 "지하수에서 삼중수소가 검출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해 증진이 필요하다. 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을 배출하기 위한 '고인 물'은 있을 수 있고 고인 물에 지하수가 유입되면 흘러넘치면서 구조상 여러 개의 집수정(물을 모으는 곳)을 거쳐 마지막에는 그 농도를 측정, 희석해 방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동일선상에서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또한 과학적으로는 우리에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후쿠시마 삼중수소의 총량이 삼중수소 무게로 3g이 채 되지 않는다. 우리가 월성에서 매년 배출하는 게 대략 그 양의 6분의1 정도"라며 "후쿠시마에서 배출이 돼 태평양에서 희석이 된다면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강건욱 서울대 의과대학 핵의학교실 교수 또한 정 교수의 주장에 힘을 보태면서 방사선에 대한 '불필요한 공포'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삼중수소는) 우리가 늘 먹는 음식에도 포함돼 있다. 바나나뿐만 아니라 쌀, 버섯, 육류, 생선 등에 전부 들어가있다"며 "한편에서는 자연방사선은 괜찮고 인공방사선은 위험한 게 아니냐고 하는데 그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중수소는 화학적 특성이 물과 같기 때문에 호흡과 피부를 통해 섭취와 흡수가 이루어지고 섭취 후 수시간이 지나면 전신의 체액에 골고루 분포한다"며 "주로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생물학적 반감기는 길어지고 여름보다는 겨울에 생물학적 반감기가 더욱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그러면서 삼중수소에 따른 암 발생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그는 "지금까지 삼중수소에 의해 유발된 인체 암 보고는 없다"며 "특히 방사선량과 암과의 관계가 잘못 전달되면 태아 살해행위도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응급실에서 CT를 찍었는데 임신 사실을 몰랐다, 유산해야 하냐고 하면 의사들도 같이 걱정을 하는데 실제 100밀리그레이(mGy) 선량의 태아 피폭은 99% 소아암이나 백혈병을 발생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7일 월성원전 삼중수소 검출 논란과 관련 "전원 민간전문가로 꾸려진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조사단'을 구성해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데에 전문가들은 엇갈리는 입장을 보였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본다. 민간조사단이 중립적으로 과학적인 근거를 철저히 조사하길 바란다"고 했지만 정용훈 교수는 "원안위가 민간조사단에 모든 권한과 책임을 넘긴다는 것은 원안위로서의 존재가치를 던져버리는 것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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