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또 부정채용.. 서금원, 점수 조작해 합격자 뒤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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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인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인사업무를 총괄하는 성과인사실장이 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자를 뒤바꿔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감사실의 집요한 의심과 추궁이 아니었더라면 또 한명의 채용부정 피해자를 낳을 뻔 했다"며 "채용비리 문제에 얽히지 않으려고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 속에 금융사이자 공공기관인 서금원에서 점수 조작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은 치명적인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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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기업인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인사업무를 총괄하는 성과인사실장이 면접 점수를 조작해 합격자를 뒤바꿔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016~2017년 금융권의 채용 비리 여파로 ‘블라인드’ 방식이 도입되는 등 업계 전반에 경계심이 조성되는듯 했으나 다시금 무색해진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금원 전(前) 성과인사실장(3급) A씨는 지난해 8~9월 진행된 내부 특정감사를 통해 부정 채용을 저지른 사실이 적발돼 최근 감봉 3개월 수준의 징계 조치를 받았다.
서금원의 감사 결과 보고서와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서금원은 지난해 5월 진행된 무기계약직 형태의 업무지원직(6급) 채용을 통해 ▲사무지원 4명 ▲양산 센터 상담지원 1명 ▲비서 1명 등 총 6명을 선발할 예정이었다. 문제는 1명을 뽑는 비서 부문에서 발생했다. 최종 면접의 ‘참관인’에 불과했던 A씨는 면접 평가 점수를 임의로 조작해 최종 합격자를 뒤바꿔 공지했다.
최종 합격자 발표 일주일 뒤 A씨는 돌연 "한 면접관의 착오로 점수가 잘못 기재된 것을 뒤늦게 발견해 수정했다"며 감사실을 찾았다. 감사실은 수정 사유가 착오에 의한 것이 맞는지 등 자세한 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A씨에게 면접 평가 자료를 모두 제출할 것을 요구했으나, 그는 2~3주가 지나도록 응하지 않았다. 이를 석연치 않게 여긴 감사실은 성과인사실을 대상으로 특정감사에 착수했고, 이 과정에서 덜미를 잡았다.
감사 결과, 면접 당시 참관인 자격이었던 A씨는 당초 면접관들이 1위로 뽑은 지원자가 비서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비서직 친구들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진득하게 일할 직원이 필요했는데, 내가 참관하면서 본 것과 면접관의 평가는 달랐다"고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실 관계자는 "조사 결과 청탁은 아니었다"고 했다. 금융위원회도 해당 사안을 보고 받았다.
경력직인 A씨는 입사 이래 줄곧 인사 업무를 맡아 왔으나, 감사 착수 즉시 관련 부서에서 제외됐다. 그는 금융교육부를 거쳐 현재 컨설팅취업부 부장을 지내고 있다. 서금원 관계자는 "청탁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에 기관이 별도의 형사 고발 조치를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금원은 당초 최종 합격자로 뽑았던 지원자뿐만 아니라, 최고점자임에도 불구하고 탈락한 지원자 역시 뒤늦게 비서직으로 채용하는 등 구제 조치를 완료했다. 이를 두고 한 구직자는 "당초 1명 뽑기로 한 것을 점수 조작을 통해 2명을 붙여준 것인데 이 역시 또다른 특혜 아니냐"며 "채용이 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믿어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2016~2017년 사회 문제로 대두됐던 금융권 채용 비리 논란이 완전히 근절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채용비리 여파로 금융공기업과 주요 은행들은 ‘채용절차 모범규준’이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채용 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강화한 바 있다. 실제 논란이 된 이번 서금원 채용 공고에도 ‘본 채용전형은 블라인드 채용으로 진행된다’는 문구가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점수를 마음대로 조작하고 결과를 뒤엎을려는 시도가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투명성 강화 노력이 시늉에만 그쳤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부 감사실의 집요한 의심과 추궁이 아니었더라면 또 한명의 채용부정 피해자를 낳을 뻔 했다"며 "채용비리 문제에 얽히지 않으려고 다들 몸을 사리는 분위기 속에 금융사이자 공공기관인 서금원에서 점수 조작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은 치명적인 일"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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